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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가라, 하와이”[여행스케치] 미국인도 가기 어렵다는 하와이의 매력
  • 장우원 / 시인
  • 승인 2019.04.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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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한 대목 때문만은 아니다. 본토에 사는 미국인들도 평생 하와이 한 번 다녀오는 것이 소원일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에 합병된 원주민만큼이나 아시아계 사람들이 피맺힌 땀방울을 흘린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구한말 사탕수수를 수확하기 위해 많은 이민자가 고생했다. 하와이 총 인구 중 아시아계가 가장 많고, 백인 비율은 3할 정도. 호놀룰루 시내를 돌아다니다 백인을 만나는 경우가 드물 정도다.

하와이는 크게 8개의 섬과 부속 도서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19세기 주도였던 마우이 섬, 그리고 현재의 주도인 호놀룰루 섬, 지금도 화산으로 새로운 땅이 만들어지고 있는 하와이 섬. 몰로카이와 라나이 섬 등 5개 섬에 인구가 가장 많다.

2012년 당시 잠깐 들여다 본 하와이에는 홈리스가 큰 문제였다. 공원 곳곳에 쳐진 텐트와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사정은 이랬다. 서너 해 전 미국 본토의 모기지프라임 사태로 불거진 경제 침체는 하와이에도 영향을 끼쳤고 치솟는 물가를 견디지 못한 사람들이 집을 쫓겨나 홈리스가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대학 교수도 투잡을 해야 하고, 2011년에는 재정 사정으로 금요일에도 학교문을 닫았다고 한다.

물론 형편이 어려운 교사는 세 가지 직업을 할 정도였다니 하와이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핍진했는지 짐작이 간다. 하와이 홈리스가 늘어난 또 하나의 이유는 우습게도 본토에서 날아온 불청객 때문이었다. 구걸한 돈을 모아 하와이에 오는 사람들. 연중 얼어 죽을 일도 없고 관광객이 많아서 구걸도 쉽기 때문이라니 이쯤되면 원정 구걸의 결정판이지 싶다.

비옥한 땅이지만 하와이는 과일과 채소류도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자립경제의 기반이 없다. 식료품을 제외한 굴뚝 산업을 할 수 없게 한데다, 관광 외 다른 수입원이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얘기하던 한 교수는 길가 나무에 달린 과일만 따서 팔아도 동냥은 안 하고 먹고 살 텐데 도대체 그런 의지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공원에 텐트를 치면서도 직장을 다녔다. 우리나라의 홈리스와 다른 장면이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 가지. 공원 텐트에 살면서도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금을 모으던 우리 모습을 연상케 하였다. 집에서 기른 농산물을 주말마다 사고 파는 동네 장터가 활발하게 번지고 있었고 우리가 그랬듯 하와이 경제도 지금은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

하와이에도 겨울에 눈이 온다. 물론 높은 산의 경우이다. 마우이 섬에는 3000m가 넘는 할레아칼라 산(스타워즈 촬영지)이 있다. 붉은 화산 쇄설물들은 외계 행성을 즉각 떠오르게 한다. 밤에 차를 타고 오르면 산을 에돌아 빙빙 올라가는 도로 아래, 발아래 별들이 촘촘한 광경도 장관이다. 빅섬에는 4200m가 넘는 마우나 케아와 마우나 로아 산이 있다.

마우나 로아는 킬라우에아 화산과 이어진 활화산이다. 마우나 케아는 자동차 길이 잘 닦여 있는 휴화산이다. 사진은 마우나 케아 2500m 지점 전망대에서 일몰을 기다리며 찍은 것이다. 건너편 구름에 쌓인 마우나 로아의 모습이 보인다. 중간 중간 기생 화산에서는 금방이라도 용암이 분출할 듯 구름이 휘감겨 오는 때 오른편으로 넘어가는 햇살이 붉은 화산형질에 반사되어 더 진하다. 사위가 온통 어두워지자 별들이 반짝였고, 손에 잡힐 듯 뚜렷한 북두칠성도 보았다. “나도 왔다, 하와이” (참고, 마우나 케아 정상까지 가려면 4륜 구동차를 빌려야 한다.)

장우원 / 시인  zangw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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