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프로젝트

이문영


“나 여기 있어!
여기 있다고!”

나는 아는데
너는 모르는 세상
몰라도 되는 세상
모르고 싶은 세상

나 여기 있다고 그만 소리치고
너의 세상으로 유유히
들어가고 싶었다.

몰라도 되는, 그것이 권력인 세상엔
식어빠진 피자도
녹는 아이스크림도
딸기 없는 딸기쨈도
그리고...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는
눈물도
없으니까

디즈니랜드가 있고
멋진 호텔과
호텔 부페
갓 짜낸 오렌지 쥬스에
크렌베리와 딸기를 동시에 먹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아기를 안고 있으니까

디즈니랜드 건너편
무지개 끝
네가 모르는 세상
네가 몰라도 되는 세상에서
너의 세상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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