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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하얀 불청객
  • 김윤정
  • 승인 2019.04.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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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불청객 

김윤정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층지어 나온 흰 머리카락
애써 감추었던 브라운 칼라를 밀어내고
반갑지 않게 자리 잡았다

미용실 가서 염색할까
집에서 천연 헤나 할까
가득 쌓아둔 멋내기 염색약
애꿎은 서랍장만 여닫다
궁상맞다 한소리 듣고
단골미용실 가는 길

달포마다 지난한 고민이 시작된다

양무제 협박에 죽지 않으려
하룻밤에 천자문 만들고
첫닭 울자 백발된 주흥사

차디찬 새벽 가르는 가쁜 숨소리
주름진 손 깎지 낀 노인의 뒷모습
밤새 늘어난 하얀 가르마골
오버랩되는 나

고향 마을 시골집
갯내음 쫓아 한달음에 넘어선 툇마루
흑발의 노인이 낯설다
이마 위 깊은 주름 위로 시커먼 머리카락
귀 뒤에 얼룩진 물감 자욱

밤새 피운 이야기 꽃
노인 가슴엔 아직 청년이 살고 있다
중년이 된 딸
층져 나온 흰 머리칼 야속해
가르마 바꿔 주는
투박한 손 검은 꽃이 애처롭다

김윤정  epnews@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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