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시민신문협동조합 제6차 총회 기념사

봄소식이 한창입니다. 겨우내 인내하던 나무가 새롭게 움트는 장엄한 광경을 보면서 고이 접어놓았던 마음속에서 쿵쾅거림을 느끼는 시절입니다. 기다림에 그리움에 다시 기지개를 켜는 자연처럼 우리 은평시민신문협동조합도 같은 마음으로 총회를 맞이합니다.

우리 신문은 왜 이 시대에, 이 공간에 존재하여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자문하는 시간입니다. 우리 ‘은평시민신문’은 은평이라는 지역 공간을 횡단하며 15년째를 맞이하며 시간적 켜를 축적하여 왔습니다. 이번 총회는 왜 최초 발기인 선배들이 신문을 위해 머리를 맞댔고, 지역 언론이 탄생하였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비롯하게 되었습니다. 

봄은 기꺼이 왔지만, 사람들의 얼굴에서 쉬이 봄빛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년 봄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 올해 우리가 가야할 방향에 대하여 추려 보았습니다.

첫째로는 자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정치적 , 사회적, 재정적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에 오래된 관행인 계도지 예산 지원에서 탈피하여 언론의 자립성과 경제적 안정화를 총준위와 이사회를 통해 결의 하였습니다. 아울러 해묵은 계도지 예산에 대한 논쟁을 마감하고 시대에 알맞게 지역 활동에 관한 지원제도를 시민사회와 행정과 함께 만들기 위해 애쓰겠습니다. 

둘째로는 우리 신문에서 생산해내는 기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기사의 모니터링과 편집의 방향을 정립하고자 편집위원회를 운영해 왔지만, 여건상 강도 높은 편집위원회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본 뜻에 많이 못 미쳤습니다. 이에 정기적인 편집위원회를 좀 더 정비하여 내실을 다지며, 일정 기간 단위로 지면평가위원회를 신설하여 심도있게 편집 철학과 위상을 고민하고 평가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로는 조합원과 지역사회 구독자께 좀 더 다가서는 조합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문의 방향과 위상 제고를 위해 실질적인 공론화의 장을 열겠습니다. 자문 및 후원회 등을 통한 참여를 부탁드리겠으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조합이 지역에 더욱 깊게 뿌리내리기 위해 지역 내, 외의 협동조합간의 협동을 위해 긴밀히 연대하겠습니다. 

언론은 현상에 대한 반응입니다. 현상이 본질에 반응하여 기사화 되고 사회화 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려면 건강한 토양과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촛불에 의해 터전인 의식의 밭을 갈아엎고 새로운 토양을 만들기 위해 여념이 없었고, 이제 그 위에 고랑을 만들고 새로운 일상적 질문의 씨앗을 뿌릴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조촐한 총회 자리지만, 부디 알찬 시작을 위해 아낌없는 의견을 주십시오. 조합원 독자님들 모두에게 마음 뿌듯한 신문 발행과 신뢰받는 조합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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