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30톤도 관리 안되는데... 진관동에 300톤 믿을 수 없다

지난해 은백투 주민들은 파발제 행진을 따라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반대 집회 행진을 했다.(사진: 정민구 기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둘러싸고 은평구청과 자원순환센터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은평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자원순환센터가 꼭 필요하다는 은평구청의 입장과 실효성 없는 서북 3구 MOU 체결로 서대문, 마포의 재활용쓰레기까지 진관동으로 가져오는 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은평시민신문에서는 지난 23일, 광역자원순환센터를 반대하는 진관동 주민들을 만나 반대 이유와 은평구청에 바라는 점 등을 들어보았다.

은평구청 앞에서 일인시위를 진행한 지 50일 넘었다. 일인시위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8월부터 주민들은 지역구 국회의원, 구의원과 공무원, 국민신문고, 청와대 등 주민들의 환경권보호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창구를 찾고 있었다. 그러면서 구파발역에서 집회도 하고 백지화 축제도 2차례나 하면서 재활용의 중요성과 이 시설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등에 대해서 알리기도 했다.

이 시설에 환경적, 경제적, 정책적 문제를 팩트 중심으로 구청에 이야기 하고 싶었으나, 대의정치인들이 우리 의견을 들어주지 않았다. 우리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대화를 요구하기 위해 1인 시위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서울시 산하 쓰레기 소각장 위치와 공동이용 현황. (디자인 : 은평시민신문)

자원순환센터 건립, 무엇이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나?

은평은 재활용쓰레기를 처리하고 마포는 쓰레기소각장을 운영하고 서대문은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그림은 주민들을 현혹시키기에 그럴싸하다. 하지만 MOU를 맺기 이전 상황을 보자. 이미 은평과 마포는 서대문에 음식물쓰레기를 보내고 있었고 서대문은 마포에 생활폐기물을 보내서 처리하고 있었다.

MOU를 맺어서 은평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을 마포로 보내고 마포와 서대문에서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를 은평에서 처리하겠다는 건데 문제는 마포에 있는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서울시 승인과 마포소각장 인근 주민협의체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거다. 3개구 구청장끼리 MOU맺는다고 쓰레기를 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청와대가 종로에 있다고 해서 청와대 사용을 종로구청장이 맘대로 할 수 있나?

설사 3개구 MOU가 작동해서 은평의 생활쓰레기가 마포소각장으로 갈 수 있다고 해도 이미 마포소각장은 가동율이 80%여서 추가로 은평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러니 3개구 MOU를 허울 좋은 MOU라고 비판하는 거다. 작년 9월부터 마포소각장과 관련하여 국민신문고를 통한 공식적인 채널 등 운영상황을 확인해 본 결과 은평구 생활폐기물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면?

은평구 전체생활폐기물이 진관동에 모였다가 적환을 해서 마포로 간다는 건데 그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굳이 은평구 생활폐기물 130톤 전체를 진관동으로 가져와서 적환을 해서 다시 마포로 간다? 그냥 바로 은평에서 마포 소각장으로 가면 된다. 굳이 진관동까지 위로 올라왔다가 마포소각장으로 내려가는 이유가 전혀 없다. 타 지역에서 직송하는 체제로 폐기물 정책이 전환하는 사례를 제발 살펴보기 바란다.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면 굳이 소각장으로 바로 보내면 되는것을 왜 진관동까지 생활폐기물을 올려서 적환하려 하는가? 이 부분만 제외해도 300톤에서 130톤이 빠진다. 굳이 생활폐기물까지 진관동에서 받아야하는 이유가 전혀 없다.

MOU 체결 이전과 이후의 쓰레기 배출 체계 설명도. (디자인 : 은평시민신문)

지난번 진관동업무보고회에서 잔재폐기물 문제를 제기했다. 잔재폐기물 문제는 무엇인가?

재활용으로 버려지는 쓰레기 중 약 30%만 실제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잔재폐기물로 소각이나 매립을 해야 한다. 소각도 주민협의체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지 아무쓰레기나 다 태우는 게 아니고 매립도 조례에 따라 반입금지되는 물품이 있다. 은평으로 모아진 재활용쓰레기에서 나온 잔재폐기물이 여기도 저기도 못가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은평구청이 계획이 없다. 그렇게 되면 진관동은 뉴스에서 종종 보도되는 쓰레기산이 된다.

은평환경플랜트는 주민협의체를 운영하는 곳이 아니어서 만약의 경우 여기서 잔재폐기물을 몰래 처리해도 주민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폐기물정책과 처리현실을 인지한다면 재활용처리시설은 이렇게 대형으로 만들면 안된다.

은평구에서 생기는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일은 필요하지 않을까?

진관동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 음식물쓰레기 18톤은 은평환경플랜트에서 소각하고 있다. 소각장 용량이 48톤이어서 나머지 30톤은 진관동 외 쓰레기를 처리 해주고 있고 재활용은 현재 민간위탁으로 처리하고 있다. 뉴타운 주민들은 이미 분양가에 포함돼 600억원이라는 돈을 환경플랜트 건립비용으로 냈다. 구청이 운영만 하고 있는 거다.

게다가 여긴 생태하천 바로 옆이다. 완전지하화로 지으면 안전한가? 그렇지 않다.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하천으로 흘러가는데 여기에 지하로 파서 쓰레기장을 지으면 지하수길이 막히고 게다가 오염수라도 흘러 들어가면 어떻게 할 건가? 누가 책임질 건가?

광역자원순환센터는 이미 2000년에 계획된 사업이라고 한다.

98년도에 서울시폐기물정책에 의해 서울의 외곽지역에 폐기물시설을 배치하는 걸 계획을 해서 부지가 선정된 거 같다. 구청은 2000년이라고 하는데 이미 98년도부터 이야기가 시작됐다. 당시 진관동은 논밭 등의 녹지지역으로 광역자원순환센터는 뉴타운개발 전 아파트 입주 전부터 이슈가 되었던 사안이다. 왜냐면 하나의 택지개발지구 안에 2개의 폐기물 처리시설을 넣는 개발계획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역자원순환센터는 뉴타운개발계획 이전에 수립된 거고 입지선정도 아주 소수의 주민들과 진행했다. 하지만 현재는 은평뉴타운이 인구가 제일 많은 곳이고 이미 입주한 삼송 지축지구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설도 아니다. 은평뉴타운 아파트에서 나오는 재활용폐기물을 민간한테 다 넘기고 있기 때문에 이 시설로 재활용이 가는 게 하나도 없다. 근데 구청에서는 2000년도에 만들어진 계획이니까 해야 된다, 쓰레기대란 우려돼서 해야 된다 그러는데, 한 개 택지 안에 2개 폐기물시설은 말도 안 된다.

은평뉴타운으로 이사 온 건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어서였다. 2008년도 은평뉴타운에 입주할 때도 자원순환센터 관련해서 이슈가 있어서 반대를 했다. 당시에 은평구청이 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사업이 없다고 판단을 해서 중단했던 일이다. 그래서 이 사업은 완전히 중단된 줄 알았는데 작년에 다시 이 사업이 추진되는 걸 알게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정치인들도 만나는데 좌절감도 많이 느낀다. 우리가 뽑은 정치인들이 이 사안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 건지, 우리 얘기를 들을 생각도 없고 지역구를 대변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은평구청은 민간업자에게 맡기면 비용이 많이 들고 쓰레기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한다.

은평구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 재활용폐기물은 현재 은평구청이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나? 아니다. 민간업자한테 맡기면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는데 이미 민간에 주고 있다. 그런 논리라면 수색재활용센터도 직영으로 운영했어야 하지 않을까? 정말 광역자원순환센터를 짓게 되면 비용이 절약될까? 토론하고 싶다. 제발.

수색재활용센터에서 처리하는 30톤도 제대로 관리가 안 되어서 주변이 엉망인데 진관동에서 300톤을 처리한다고 하면 이곳은 쓰레기 산이 된다.

수색에 재활용센터를 크게 지으라는 입장인가?

우리집 앞에 재활용센터가 들어오는 게 싫다고 다른 데 지으라고 하겠나? 진관동에 있는 소각장도 다른곳으로 옮기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이는 민민갈등을 유발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수색도 광역으로 크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은평구청 앞에서 광역자원순환센터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구로에서 자원순환센터 가동했는데 멈췄다. 구청에서는 시운전중에 멈춘거라 개선가능하다고 보는데.

구로구청장은 자원순환센터 악취가 재활용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말했다. 음식물보다 재활용이 더 악취가 심하다는 서울정책연구원 논문도 있다. 개선이 가능한 문제인지 불확실하다.

자원순환센터 반대하는 건 님비라는 지적도 있다.

이미 진관동에는 다른 동네쓰레기까지 태우는 소각장(환경플랜트)이 있다.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은 주민들에게 안 좋은 시설 중 하나다. 그래서 주변에 인센티브도 주고, 안전하게 폐기할 수 있도록 주민 협의체 만드는 게 소각장이다. 하지만 진관동 소각장은 인센티브나 주민협의체를 의무적으로 만들어야하는 기준보다 2톤 부족한 시설이다. 어떤 쓰레기가 타고있는지 주민들은 불안해 한다. 주민들이 감시 할수있도록 조례를 제정하여 주민협의체를 만들어 달라는게 진관동 주민들의 입장이다.

우리 쓰레기뿐만 아니라 은평구의 다른 쓰레기까지 소각하고 있는데 님비라고 하면 말이 안 된다. 오히려 수색에 있는 재활용센터가 옮겨오면 진관동에 소각장과 재활용센터 2개가 생기는 거다.

은평구청에서는 님비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그런데 님비는 우리집 앞은 안 된다는 건데 이미 진관동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여기서 다 처리하고 있고 진관동 쓰레기를 어디다 보내겠다는 것도 아니다. 이건 은평구청이 민민갈등을 유발시킨 거다.

만약 자원센터가 지어진다면 제일 걱정되는 건 무엇인가?

건강이 제일 걱정이다. 유튜브에서 부산 생곡마을을 검색해 보시라. 광역자원순환센터에서 나오는 잔재폐기물을 소각장(환경플랜트)로 보내서 태워도 주민들은 아무도 모른다. 환경플랜트는 50톤 미만 시설이라 주민협의체도 없어서 감시를 못한다.

집값 떨어 질까봐 반대한다고 하는데 집값 때문이라면 빨리 이사를 가는 게 낫다. 뭐하려고 아까운 시간을 써서 자료를 조사하고 객관적 근거를 준비해서 반대를 하겠나?

은평구청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얘기 좀 했으면 좋겠다. 1월에 진관동 업무보고회 때도 우린 얘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전에 주민센터 찾아가서 협의를 해보자 했더니 이미 다 끝났다고 하더라. 누구랑 했냐고 하니 직능단체장이랑 했다고 한다. 기존 직능단체장분이 한 얘기도 존중한다. 하지만 진관동에 그분들만 있는 거 아니잖나, 우리 얘기도 들어 달라. 같이 얘기하면 좋겠다. 동장은 안 듣더라. 나가라고 하고 언성도 오갔다. 신문에는 분명 구청장이 주민들과 소통하는 자리이고, 주민들이 기획한다고 했는데 직능단체장만 주민이었나보다.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인데 생방송 토론회는 안하니 답답하다. 많은 주민들이 알수 있게 공개적으로 하자고 하는 거다. 우리 진관동 5만명 주민이 조사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구청장에게 이 시설의 부당함을 알리고 싶다. 아마 주변에 그런 얘기해주는 사람 아무도 없을 거다. 우리 얘기를 들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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