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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을 가족정책으로 대처하는 건 행정퇴보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9.01.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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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은평구 여성정책담당관 개소식 모습 

은평구는 민선 6기였던 2015년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가정복지과의 여성정책팀을 부구청장 직속의 여성정책담당관으로 확대 개편하여 여성정책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여성의 사회참여확대와 권익증진을 목표로 한 여성정책담당관 신설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초였다. 이런 파격행보는 구청 사업 전반에 성인지적 관점을 구현하고 다양한 여성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할 것으로 기대됐다.

당시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2014년 여성주간 기념식에서 “여성정책을 주도할 분들을 모아 여성정책담당관 제도나 특별한 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여성의 권익 수준이 가장 높은 은평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구상에 따라 여성정책담당관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례안을 발의하고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여성정책담당팀이 과로 승격됨에 따라 기존 여성정책팀 1팀 체제에서 여성정책팀,여성인권증진팀,여성협력지원팀 등 3팀 체제로 확대 개편됐다.

이후 2015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 평가 ‘우수구’로 선정됐다. 성인지 교육 강화와 여성대표성 확보로 성주류화 확산 기여 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여성가족부에서 추진하는 여성친화도시에 지정됐다. 여성친화도시는 지역정책과 발전에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혜택이 모든 주민들에게 고루 돌아가며 여성의 성장과 안전이 구현되도록 여성정책을 운영하는 행정단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여성친화도시 선정 이후 은평구의 여성관련 정책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다 민선7기 첫 조직개편에서 여성정책과가 가족정책과로 개편되며 여성정책이 퇴보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친화도시 선정 3년 만에 이렇다 할 성과도 내놓지 못하고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여성관련 정책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

여성정책담당관에서 교육문화국의 가족정책과로의 조직개편 기존 가족복지과의 여성정책팀에서 여성정책을 펼치는 것보다 훨씬 더 후퇴된 조직개편으로 여성문제를 바라보는 은평구의 시각이 시대흐름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은평구가 체감할 수 있는 여성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하면 이를 냉정히 평가한 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화할 정책이 마련되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 제정, 2005년 성별영향분석평가 시작, 2010년 성인지 예산 도입 등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한 각종 폭력과 범죄들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성평등을 실질적으로 이뤄내고 실효성 있는 여성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제도 마련 이외에 이를 실현해 낼 수 있는 강력한 추진체계가 필요하다. 가족정책, 보육정책, 다문화정책 등을 여성정책에 끼워 넣으며 여성의 역할을 가정 안에 가두는 정책은 실효성 있는 여성정책이 될 수 없다. 여성을 대상화하여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존재로 보는 정책도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도 은평구가 구색맞추기식 여성정책이 아니라 구정의 핵심의제로 젠더감수성을 높이는 정책을 수립하기 바란다.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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