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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했던 그 무엇이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괜찮아륙십파티를 소개합니다.
  • 전명순 / 마을무지개 타파스 대표
  • 승인 2019.01.0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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륙십파티

한 해를 마무리로 바빴던 지난해 12월 29일 은평의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 루덴스 키친, 타파스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58년 개띠 장한교 님의 륙십파티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 부모님들의 행사였던 회갑의 의미를  다시 해석하고자 고민했다는 장한교 김명희 부부. 한 달 전부터 소박하지만 의미 있고 따뜻한 륙십파티를 만들기 위해 서너 차례 모임을 가지며 준비한 행사는 당일 5시가 되자 초청한 50여분이 속속 도착한다.

입구에는 참가비 접수코너가 있다. 1인 참가비 3만원 중 일부는 연탄 나눔 하는 곳에 지원된다고 이미 초대장에 안내되어 있다. 파티음식은 루덴스 키친, 타파스를 운영하는 마을 무지개가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으로 특색 있게 차렸다.

자연스럽게 음식과 와인을 나누며 시작된 파티, 주인공 장한교 님의 신앙의 선배인 대부님이 보여주시는 마술쇼를 비롯해 아내 김명희 님이 준비한 노래선물, 아들 딸 두 자녀가 위트있게 준비한 노래. ‘나에게 장한교란 000이다’ 라는 문장을 참여한 이들이 모두 작성하여 소개하는 시간, 탱고 공연 등……다채롭고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졌다.

그러나 필자가 느끼기에 가장 의미 있던 시간은 장한교 님이 자신의 인생사진 20컷을 소개하면 60년을 돌아보던 시간이었다. 쑥스러운 듯 그러나 조용조용 이야기를 풀어나가자 들떴던 분위기는 숙연해 지기까지 하다. 두 자녀를 제외하고는 60전후의 나이로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자연스런 공감대라고 할까?

이날 함께 참여한 다른 58년생을 하객을 위한 장한교 님의 따님이 직접 만든 당근 케이크 나눔과 촛불점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이 모임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지인들과 함께 준비한 아내 김명희 님의 이야기다.

“남편이 58년생이니 환갑이 됐죠. 2018년 끝자락에 남편에게 륙십파티 이야기를 꺼내자 남편은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아온 본인에게 륙십파티라니 도저히 할 수 없다고 처음엔 완강히 거절했죠. 하지만 환대받아 마땅한 평범한 아빠들과 남편들을 대표해서 우리가 시작해보자고 계속 말했어요.” 

처음이다 보니 륙십파티의 주인공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준비해야할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아들, 딸 그리고 지인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김명희 님은 파티를 마치고 각자의 삶에 바빠 대면대면 했던 우리가족이 끈끈한 애정을 확인하고 더욱 단단해 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전한다. 

륙십파티 주인공 장한교 님은 “륙십파티를 하자는 아내의 말에 여러 생각이 들었으나 죽은 후 장례식에 서 만나기보다 서로 살아있음을 기뻐하고 축복하는 게 더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60년의 시간이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주변을 돌아보고 자신은 과연 행복한가 묻게 하고 싶었습니다. 오신 분 중에는 조울증으로 힘들어 두문불출 하다가 참석한 친구도 있었고 입시문제로 아이와 다투다가 온 가족도 있었습니다. 부부갈등에 아이들과도 전쟁인 가족이 위로 받고 간다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륙십파티를 준비하며 남매가 악기에 화음을 맞추는 모습을 보고 감격했다. 어느새 우리 집 선장이 된 아내의 사랑담긴 조언과 충고는 갈수록 힘이 빠지려는 내게 힘과 삶의 충만함을 주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전했다.

전명순 / 마을무지개 타파스 대표  woojin56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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