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에도 8,662가구 살아

 

지난 9일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고 11명이 다쳤다. 고시원 거주자 대부분은 40~60대 일용직 노동자로 월 27만원~38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냈다. 사고 이후 집걱정없는세상·안전사회시민연대 등 15개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이 살 수 없는 반지하·고시원·옥탑방에 사람을 살게 한 것이 참사의 근본적인 문제”라며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고시원에 살게 한 것은 바로 국회와 국가”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은평구에서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수는 2010년 2,523가구에서 2017년에 8,662가구로 3배 이상 뛰었다. 이 중 41%인 약 3천4백 가구가 은평구 내 고시원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이외의 거처’는 고시원을 비롯해 오피스텔,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의 객실, 기숙사 및 쪽방 등을 말한다. 

국토교통부가 10월 24일 발표한 ‘주택 이외의 거처-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 거주가구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주택 이외 거주가구는 증가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 중 고시원 거주 가구가 41%로 가장 높았고 숙박업소 객실 8.2%, 판잣집·비닐하우스 1.8%가 뒤를 이었다. 

주택이외에 거주하는 이는 대다수가 1인 가구로 전체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가구주 연령은 60세 이상이 28%로 가장 많고 30세 미만이 24%로 뒤를 이었다. 이 중 월 가구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가 51%, 평균 월세는 33만원으로 나타났다. 

주거여건 역시 열악해 1인 가구 최저 주거기준(전용면적 14㎡)에 미달되는 비율이 49%로 이들중 42%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열악한 시설(40%), 외로움·고립감(28%), 주거비부담(27%) 등을 어려움의 이유로 꼽았다. 

문제는 주택이외 거주 가구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주거복지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주거복지를 위해서는 정확한 주거실태 파악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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