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문학관이 들어설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사진제공: 은평구청)

국립한국문학관 부지가 은평구 진관동 기자촌 일대로 결정됐다. 한국문학관은 앞으로 한국문학 유산, 원본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보존, 전시, 교육, 체험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9월까지 한국문학관의 청사진을 담은 건립 기본계획과 설계를 마무리한 뒤 착공에 들어가 2022년 말에 개관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는 10월 31일 최종 회의를 열어 한국문학관 부지를 은평구 진관동 기자촌 근린공원 일대로 부지를 결정했다. 지난 11월 8일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은평구 기자촌에 본격 추진한다”고 본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한국문학관을 2022년 개관을 목표로 608억 원을 들여 연면적 1만4000m²(약 4,235평) 규모로 짓는 한국문학관에는 수장고 및 보존·복원시설, 전시관, 교육 및 연구시설, 열람실, 공연장,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설립추진위원회는 문체부 산하 건립운영소위원회에서 추천한 △문화역서울284 △파주시 출판단지 부지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 △파주시 헤이리 부지 등 4개 부지를 후보지에 놓고 ‘대표성’, ‘상징성’, ‘확장성’, ‘접근성’, ‘국제교류가능성’, ‘상생·평화지향성’ 등 6가지 기준에 따라 부지 선정 심사를 진행했다.

이중 부지로 선정된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는 문학과 문화예술에 친화적인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접근성과 확장성, 국제교류가능성 등 기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수의 문학인과 시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라는 점, 주변에 다양한 문학과 문화예술 시설이 입지해 집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평가됐다.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는 현대사의 주요 문학인과 언론인들이 거주했던 곳이며, 인근에는 은평한옥마을과 진관사, 사비나미술관, 한국고전번역원, 서울기록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2021년에는 통일박물관과 고 이호철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도 설립될 예정이다.

아울러 은평구청은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연계해 문학관 부지 아래에 예술인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며, 2025년에는 문학관 진입로 사거리에 지하철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기자촌역을 설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하철 지하 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문화 기반 광장으로 조성하는 등 최적의 문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부지로 정해졌던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는 건축허가권을 가진 서울시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문화옛서울284는 유서 깊은 문화재 건물로 문화재계와 미술공예계에서 반대하는 데다 문학관 수장고 부지가 없다는 점, 파주 출판도시와 헤이리 문화예술마을은 지리상 외곽이라는 점 때문에 최종 낙점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3년 가까이 끈 국립한국문학관 부지를 둘러싼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2015년 은평구는 문체부 평가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한국문학관 유치에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지만 국립 시설인 만큼 서울이 아닌 전국적인 공모를 해야 한다는 타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부지선정에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또 2016년에는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한국문학관 유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또다시 유치가 무산된 바가 있다.

김미경 구청장은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는 한마음 한뜻으로 문학관 유치를 위한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신 은평구민분들의 값진 노력의 성과물”이라며 “정지용, 이호철, 윤동주 등 숭실학교 출신 문인을 비롯한 100여 명의 문학인과 언론인들이 거주했던 문학의 고장 은평구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반영해 문학관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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