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열& 의원(갈현1·2동, 자유한국당)과 문규주 의원(수색·증산·신사2동,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8대 은평구의회가 들어선 지 5개월이 됐다. 초선의원들의 활약으로 질문과 토론이 적었던 7대 의회에 비해 8대 의회는 비교적 질문과 토론이 조금씩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의원 간에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조례안이 충분히 검토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그런 의미에서 14일 은평구의회 본회의장은 8대 의회가 풀어야 할 숙제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이날 있었던 ‘은평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 양기열 의원이(갈현1·2동, 자유한국당)은 질의를 통해 안건통과를 위해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물었다. 양 의원은 “(구 조직개편 내용이 담긴) 행정기구 설치 조례안을 11월 13일 상임위에서 하루만 심사를 했는데 이 안건을 심도 있게 심사했는지 혹은 공무원들의 닦달에 못 이겨서 행정복지위원회가 가결시킨 것인지 궁금하다”는 말을 꺼냈다. 

질문 취지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내년 1월부로 실시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의회 전체가 심도 있게 안건을 토론하고 심의하는 기회를 갖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문규주 의원(수색·증산·신사2동, 더불어민주당)은 정회를 요청한 뒤 발언대에 서서 “행정복지위원회에서 결정된 내용에 대해 재무건설위원은 그냥 동의를 해주길 바란다. 행정복지위원이 다시 의견을 낸다는 것은 서로 완만한 협의가 안됐다 치더라도 재무는 재무 것만 담당하길 바란다. 이 같은 질의는 의원이 다른 의원을 폄하하는 행위다”고 양 의원을 비판했다. 행정복지위원회 조정환 의원은 “지금 본회장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행정복지위원 모두를 무시하는 행위다”며 큰 소리로 양 의원을 질타했다. 

문규주 의원과 조정환 의원이 양기열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일면 타당한 지적이지만 본회의장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발언한 초선의원을 향한 과한 지적은 앞으로 의회의 토론 문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 

게다가 행정복지위원회에서 결정된 내용에 대해 재무건설위원은 가만히 동의를 해주길 바란다는 문규주 의원의 발언이 적절한 것인지는 다시 따져볼 대목이다. 각 상임위에서 가결된 안건이라 할지라도 모든 의원이 다함께 모이는 본회의장에서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안건에 충분한 질의와 토론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질문과 토론 없이 일사천리로 안건이 통과되던 본회의장에서는 낯선 장면이지만 8대 의회가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를 표방하는 만큼 의회의 토론문화는 자연스러운 장면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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