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성(成)의 주인공은 측량기사입니다. 성을 지을 때는  역할을 하지만     성의 내부로 들어갈 때는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하고 성 안의 모습도 성안 사람들의 모습도 낯설기만 합니다. 동경은 하지만 편히 드나들수 없는 곳입니다 

지금 은평구에 있는 공공건축물의 모습이 누군가에겐 카프카의 소설에 등장하는성의 모습은 아닐까요?  다행히 올봄 은평구의회는 유니버셜 디자인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은평을 유니버셜 디자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죠.

그러나 선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선언한 바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선언의 의미를 다시 살펴야 합니다.  유니버셜디자인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말합니다. 그 중요한 요소는 인권입니다. 모두라는 말은 어느 누구도 제외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 시작은 공공 건축물이어야 합니다. 공공 건축물은 많은 사람들을 그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곳입니다 

공공 건축물을 유니버셜 디자인화 하는 것은 공간을 이용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편의를 모두 고려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유니버셜 디자인은 건물 외부에서 내부로의 진입뿐 아니라 건물 내부에서의 활동에도 어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또한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 간의 권리층돌과 개인 권리에 대한 보호도 생각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존중할까 하는 고민은 건축물을 구상하는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그 고민의 해결은 이전 건축물들을 살펴보는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은평의 공공 건축물은 어떻게 지어져 있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불편 없이 이용하려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가? 이런 이유로 지금 우리가 살펴볼 곳은 개선할 점이 있는 곳일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소위원회 활동을 통해 살펴본 곳은  숲속극장 과 구파발 만남의 광장 야외 무대 그리고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었습니다. 세 곳 모두 은평구가 자랑할 만한 공간입니다 외관상 아름답기도 할뿐더러 많은 사람들이 가볼만한 곳이죠. 

그러나 내부를 보면휠체어를 이용하는 관람객의 접근로가 무대로 이어져 있다던지(숲속극장)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공연자로 무대에 서기에 불편하다는 문제가 드러납니다.

건물이 지어지는 시점에서 인권이 고려되었다면 이런 불편함은 없었을 겁니다.  아쉬운 일이지만 이제라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가,  그 공간은 그 공간의 목적에 충실할수 있게 바꾸어 나가는 것이 공공 건축물 인권영향평가 시행의 이유입니다. 

공공 건축물 인권영향평가는 건축물의 외관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건물 안에서 원하는 활동을 불편함 없이 하는 것을 목표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개인의 공간이 아닌 공공건축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건물을 만드는 것 그 시작이  공공건축물 인권 영향평가입니다.

은평구의 모든  건축물이 그 시작단계에서 부터 모든 은평구민이 그들의 권리를 누리는데 불편함이 없는 건축물이 되고 다른 사람들을 자꾸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것이 공공건축물 인권영향평가를 하는 진짜이유입니다. 

이 건물은 은평구민 모두가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해 은평구는 답을해야 합니다 더불어 그 답은 은평구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하고 그 시작은 공공 건축물 인권영향평가입니다.  은평구민들이 공공건축물을 더 자주 더 편하게 느낄수 있게 하려면 인권영향평가를 통해 이 건물이 우리에게 얼마나 열려 있는가를 구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 건축물 인권영향평가를 통해서 은평구가  구의 공공 건축물이 구민에게 불편하지 않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알리고 불편함을 줄이는 일을 함께할 주민들의 의견을 받는다면 공공건축물 영향 평가는 유니버셜디자인 은평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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