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이후, 일상에서 민주주의 실현돼야 - 부미경 은평상상 이사장

부미경 은평상상 이사장

지방자치분권시대에 국가정책뿐만 아니라 시정, 구단위 지방정부까지 예산이 적절하게 쓰여서 공공성을 획득하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신문을 지원하는 예산은 민주주의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된다. 

촛불 이후에 민주주의가 우리 일상 속에서 실현될 때 민주주의가 더 공고해진다. 지역신문, 언론 역할을 다시 되새겨보면 창간 당시의 고민들과도 맞닿아있다. 계속 신문을 만들어 내는 분들을 지역의 보배로 여겨야한다. 

2009년 지역에서 공신력을 얻기 위해 종이신문 발행을 시작했고 지금은 인터넷 신문, SNS 연계, 지난 지방선거 때는 팟캐스트 방송 제작까지 했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문을 꾸준히 발행되고 있는 건 중요하다고 본다.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님이 독자들의 신뢰확보와 구독자 확대가 핵심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이건 어떤 신문이나 풀어야 할 숙제인 거 같다. 

이번 토론회에서 계도지 예산 얘기가 나와서 은평시민신문이 버티고 있는 자산은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신문후원구독료, 조합출자금, 광고료, 계도지 구독료가 있다. 중앙일간지 구독료가 하락하는 속에서도 고양신문은 30년 넘는 세월 속에 구독층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하지만 새로운 구독자를 늘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은평시민신문이 협동조합을 시작하면서 조합원 천명을 확보하자고 했지만 쉽지 않고 광고도 마찬가지다. 구청광고가 크고 2012년 이후에 시민사회 정책사업 등 여러 가지 우호적인 광고도 있지만 여전히 어렵다. 구청광고를 받는 건, 행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면서 광고를 받는 게 자유롭지 않고 그런 건 다른 신문도 마찬가지다. 행정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긴장관계를 갖으면서 신문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청의 구독료가 불편하고 부담스럽지만 신문이 지역언론의 역할을 하는 데에 절실히 필요한 점은 있다. 

구청 계도지 예산은 약간 족쇄처럼 작용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우리가 읽을 만한 신문을 지역주민에게 전달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받는 거라고 생각하려해도 구청에서 부수를 정해놓고 매달 입금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유롭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 지역에서 함께 토론을 하면서 이런 구조를 없애고 서울시가 시 예산으로 지역신문, 구 단위 신문에 대한 지원정책 예산을 만드는 게 어떻겠느냐 논의한 적이 있다. 서울시 의원들이 환영했고 조례가 만들어질 듯한 분위기였는데 그 이야기를 은평구청 홍보담당관에게 하니 이미 확보 된 구청예산을 절대 없애지는 않을 거고 홍보비로 지역신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놓지 않을 거라고 했다. 실제 그렇게 됐다.

계도지 예산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자체생산기사량, 구독자, 영향력, 신뢰도 등 객관적 지표를 만들어서 합리적 기준을 가지고 지역신문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면 건강한 언론은 살아날 거 같다. 보도 자료에 있는 오타까지 수정 없이 신문지면에 싣는 지역신문사들의 성찰도 필요하다. 

동작구 조례도 들여다보고 더 보완하거나 활성화할 수 있는 내용이 어떤 건지. 지역사회 내에서 공론장을 만들어서 조례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고 본다. 조례 청원 운동 등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이 이슈를 수면위로 올리는 것, 구청이나 의회의 협력을 통해서 조례 만드는 것 등의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겠다. 

시민사회와 공동기획해서 지역의 무형의 자산을 만들고 이런 일에 공적지원제도가 설계될 필요가 있다. 현재 은평시민신문에 실리고 있는 은평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활성화 시키면 좋겠다. (사)은평상상에서 마을기록을 3년째하고 있는데 지역의 수많은 행사를 기록하고 사진도 찍고 있는데 이런 방식의 사회공헌, 뉴딜 일자리 등 시민기자가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방식도 있을 것 같다.

이번 토론회에서 서울마을미디어 활성화 정책에 대한 검토가 다뤄지지 않았지만 마을 잡지, 소식지 형태로 마을신문의 시도가 있는 것 같다. 팟캐스트도 마을방송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부분도 주목해보면 좋겠다. 시민주권시대 열겠다고 하고 마을단위, 동단위 공론장 강조되고 있는데 그런 것을 신문에서 인큐베이팅 하거나 신문 비판적 읽기 등 마을 신문을 주민이 직접 만들어보는 역할과 경험 등을 은평시민신문이 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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