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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 장우원 / 구산초 교사
  • 승인 2018.10.2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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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복자 피사로가 200여 명의 군사로 멸망시킨 잉카제국. 그리고 정복자가 찾던 황금. 잉카 최후의 황제 투팍 아마루가 멸망한 수도 빌카밤바 어딘가에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풍문. 그 풍문을 쫓아 아마존으로 사라진 숱한 목숨들. 이 풍문의 끝에 미국의 고고학자 하이럼 빙엄이 찾은 석조 도시 마추픽추. 1911년의 일이다. 잉카제국 멸망 후 약 400년이 흐른 뒤였다.

쿠스코에서 울란따이땀보 역까지 버스로 이동한다. 아마존의 원류인 우르밤바 강을 따라 기차역에 이르는 길에는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왼편으로는 강, 길 오른편으로는 높다란 산악 지형이다. 기차역은 올란따이땀보 동네에 있다. 이곳도 우리네와 똑같이 쓰레기차가 지나가고, 뒤편에 매달린 청소부가 쓰레기 봉지를 차에 담았다.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하다. 기차를 타는 데도 여권이 필요했다. 기차역에 들어가기 전 여권과 기차표를 보여주고, 대합실에서 대기하다 해당 객차 앞에 있는 승무원에게 차표를 제출한다. 물론 좌석 번호는 외워는 게 필수. 외국인과 내국인의 요금이 거의 열 배라는 얘기도 있다. 달리는 중간에 승무원 두 명이 비행기처럼 음료를 제공했다. 기차 요금에 포함된 것이다.

우르밤바 강은 완전 흙물이다. 계곡 사이를 세차게 흐르면서 바닥을 훑고 땅을 휩쓸며 내려갔다. 협궤철도를 내달리는 차량도 물살따라 뒤뚱거리며 마츄픽츄 역을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중간중간 6000m 이상 되는 산 위에는 만년설이 희끗희끗 지나갔다. 사암과 역암으로 이루어진 양 절벽은 금방이라도 자갈들이 빠져나오면서 무너질 듯한 느낌이었다.

협곡 사이에 지은 마추픽추 역사를 빠져나오자 천막으로 지붕을 막은 가게들이 즐비하다. 버스를 타기 위해 계곡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잠깐 걷는다. 셔틀은 벤츠 로고를 단 진한 초록색 25인승이다. 배차 간격이 워낙 촘촘해 많이 기다리지 않고 승차. 구불렁구불렁 산을 휘감고 우르밤바를 내려다 보며 돌로 포장된 길을 잘도 올라간다. 옛 잉카인들이 오르내렸던 길은 중간중간 버스길과 교차하면서 트레킹 루트로 사용되고, 더러 걷는 여행자들도 볼 수 있다. 

마추픽추는 늙은 산, 와이나픽추는 젊은 산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 와이나픽추는 가파르고 높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추픽추, 공중도시는 바로 이 두 봉우리 사이에 있는 건축물이다. 스페인 정복자를 피해 만든 도시라는 말도 있고, 신전을 중심으로 만든 일군의 도시였다는 설도 있다. 놀라운 것은 2천 미터 아래 우르밤바 계곡에서 져나른 돌로 이 도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스페인 침략 전에도 있었는지, 그 후 만들어졌는지 분명하지 않다. 와이나픽츄 정상은 상상 이상의 가파른 계단이다. 에약을 하고 서약서를 써야 올라갈 수 있다. 마츄픽츄 중턱에서 공중도시를 건너 와이나픽츄를 바라보면 퓨마의 얼굴이 보인다는데 찾기가 어렵다. 왼편 우르 밤바강 쪽 세 개의 작은 봉우리는 영혼의 매개인 콘도르 형상이란다. 2500여 미터의 이곳에도 수로가 보인다. 물이 없으면 생존이 어려운 게 당연지사. 섬세한 수로를 따라 석축 사이사이로 여태도 물이 흐르고 있다. 

비를 머금은 구름이 와이나픽추를 감싼다. 선선한 바람 사이로 습기가 느껴진다. 가파른 계단 경작지에 옥수수 씨앗을 뿌리는 잉카인들 사이로 콘도르 한 마리 크게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장우원 / 구산초 교사  jangweon@se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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