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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행정정보공표’라는 걸 아시나요?시민이 행정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
  • 정진임 / 정보공개센터
  • 승인 2018.10.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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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표 (公表) [명사] 여러 사람에게 널리 드러내어 알림. ‘공개 발표’, ‘발표’로 순화.

여러분은 혹시 이 단어가 익숙하신가요? 저는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들락날락 하다보니 익숙해졌을 뿐 일상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아 도무지 입에 붙지 않는 말이 ‘공표’입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홈페이지에는 ‘행정정보공표’ 항목이 있습니다.

은평구청 홈페이지에도 ‘열린행정 > 행정정보공개 > 행정정보공표목록’ ‘행정정보공표정보’ 항목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각각 공공기관이 ▲국민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관한 정보 ▲국가의 시책으로 시행하는 공사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관한 정보 ▲예산집행의 내용과 사업평가 결과 등 행정감시를 위하여 필요한 정보 ▲그 밖에 공공기관의 장이 정하는 정보라고 판단하는 정보들을 주기와 시기를 정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들은 정보공개청구가 들어오지 않아도 시민에게 먼저 공개하도록 법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은평구청 역시 12개 주제, 541개 항목을 공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전정보공표 항목을 활용하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선 말 자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용어를 그대로 가져와 쓰다 보니 해당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사전정보공표의 상위카테고리 역시 정책결정자가 바뀌거나, 홈페이지가 개편할 때 이름이 바뀌곤 해 해당 항목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려면 숨바꼭질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항목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각각의 항목이 공개 주기와 시기가 모두 다르다보니, 언제 들어가면 원하는 정보를 볼 수 있는지 기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건 해당 정보를 올려야 하는 공무원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기관의 정보들은 가장 최신 업로드가 5~6년 전에 멈춰있기도 한 실정입니다. 항목이 이렇게 늘어난 데에는 정부가 사전정보공표 항목을 양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한 것이 가장 큽니다. 그 결과 정작 시민들의 삶에 밀접한 정보나 행정과 예결산 투명성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 이라기 보다는, 행정이 만들기 용이한 정보들로 항목이 구성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이 추진되면서는 행정정보공표와의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소위 ‘돌려막기’가 심심치 않게 보이는 건데요. 똑같은 항목이 데이터개방에도, 사전정보공표에도 올라와 있는 것만 봐도 이 두 정책을 모두 두루뭉술하게 집행되고 있는 건지 알 수 있습니다. 

안좋은 점만 수두룩 이야기를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전정보공표를 없애버리자는 건 물론 아닙니다. 어차피 하는 공개, 기왕이면 더 잘 공개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늘 생각해요. 이 글을 은평구청 정보공개 책임자께서 보셨으면 하고요..) 

우선 용어를 생활언어로 바꾸는 게 어렵다면 최소한 카테고리 정비는 필요합니다. 은평구청의 경우 대부분의 정보들은 사전정보공표 항목에 있지만, 업무추진비 경우엔 예산결산 항목에 있더군요. 아마 업무추진비를 시민들이 잘 볼 수 있게 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만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한데 모으고,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게 눈에 잘 띄게 흩어놓는 것 보다 훨씬 낫습니다. 

두 번째 사전공표를 양적확대가 아닌 질적 심화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사전정보공표를 하는 이유는 시민들이 와서 보고, 이용하라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 사전정보공표 항목을 구성할 때 시민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정보공개모니터단을 운영해 의견을 받고는 있지만 대부분 객관식 설문조사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시민들이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 함께 의견을 나눈다면 사전정보공표를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결과의 공유에서 과정의 공유로 사전정보공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시민들이 행정의 들러리가 아닌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행정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기가 한참 지난 통계자료를 공개하는 것만이 아니라 논의중인, 의견수렴중인 ‘과정’의 정보를 공개하는 거죠. 물론 어렵겠죠. 하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며 정보공개의 근본적 취지를 가장 잘 구현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정진임 / 정보공개센터  jinima6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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