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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음식과 가짜 뉴스가짜 뉴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대안 모색이 바람직
  • 장호순 /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승인 2018.10.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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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과점이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쿠키를 유기농 수제쿠키로 속여 판매한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충북 음성에 소재한 작은 제과점이었지만 sns를 통해 전국에 제품을 홍보하고 인터넷 판매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짜 과자를 판매한다는 의심이 소비자에 의해 제기되었고, 제과점은 문을 닫았고 점주는 사법처리를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지금까지 가짜 음식 피해는 주로 원산지를 속이는, 즉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가짜가 많았다. 수입산과 국내산의 가격차이가 큰 탓이었다. 명절 즈음에는 수입산 소고기를 국내산 한우로 포장해 판매한 사람들이, 김장철에는 수입산 고춧가루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상인들이 적발되곤 한다. 농약과 화학비료로 재배했지만 버젓이 무농약 유기농 인증마크를 붙인 농산품도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런데 요즘은 가짜 음식보다는 가짜 뉴스가 더 심각한 문제로 다뤄진다. 얼마전 이낙연 국무총리는 “남북관계를 포함한 국가안보-국가원수에 대한 턱없는 가짜뉴스”가 유통되고 있다면서 검찰과 경찰의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고 보도되었다. 국회에는 이미 20여건의 가짜뉴스 방지법이 발의된 상태이다. 국민 다수도 가짜 뉴스를 규제하는데 찬성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3.5%가 가짜뉴스 방지법 제정에 찬성했고 반대자는 20.7%에 불과했다.

가짜뉴스 방지법에 대한 의견은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찬성비율은 84%인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의 찬성비율은 32.8%에 그쳤다.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가짜뉴스의 방지와 처벌이 현행법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정부여당이 야당과 국민의 비판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가짜 뉴스를 근절하려면, 왜 가짜 뉴스가 생산되는지부터 우선 살펴보아야 한다. 가짜가 많은 음식과 비교해보면 그 이유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뉴스와 음식은 모두 인간이 매일 사용하는 필수재이다. 인간에게 음식이 신체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뉴스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하다. 음식과 뉴스 모두 가짜가 많으니 아예 외면하자고 할 수 없는 것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려면 까다롭게 식재료와 메뉴를 골라야하고, 또한 뉴스의 홍수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내어야 한다. 그러나 분초를 다투며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그런 여유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2. 뉴스와 음식은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생존이 아닌 쾌락의 수단으로도 이용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인간은 몸에 꼭 필요한 건강한 음식이나, 유익한 뉴스만을 소비하지 않는다.  자신의 몸에 해가 되는 줄 알면서도 비만과 당뇨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음식을 기꺼이 먹는다. 뉴스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뉴스보다는 선정적 기사나 연예인 스캔들이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 가짜 뉴스라도 재미있게만 만들면 쉽게 돋자나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3. 뉴스와 음식의 또 다른 공통점은 새로운 것이 각광을 받는다는 점이다. 인간은 새로운 뉴스를 갈구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어한다. 뉴스와 음식 모두 단조로이 반복되는 일상 생활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러다보니 뉴스와 음식은 인간이 늘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대상이고, 선택의 효율성과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중시된다. 그래서 손님들이 길게 늘어선 음식점을 선호하고, 조회수가 많은 뉴스를 클릭한다. 가짜 뉴스라고 해도 조회수를 기반으로 쉽게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뉴스와 음식을 비교해보면, 왜 가짜뉴스가 계속 생산되는지 알 수 있다. 인간이 음식없이 살 수 없듯이 뉴스를 외면하고 살 수도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진짜뉴스와 가짜뉴스를 구별할 여유도 없고 능력도 부족하다.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쿠키를 유기농 수제쿠키로 속여 판 제과점주처럼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처럼 가공해서 유포하는 가짜 뉴스생산자는 늘 있기 마련이다. 공장쿠키를 수제쿠키라고 믿고 비싼 값에 구입한 소비자들처럼, 가짜 뉴스를 진짜로 믿고 오인하는 사람들 역시 늘 있기 마련이다.

가짜 음식과 마찬가지로 가짜 뉴스 역시 현대사회에서 쉽게 제거하기 어려운 부작용이다. 가짜 뉴스를 근절하겠다는 비현실적인 대책보다는 가짜 뉴스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짜뉴스의 피해예방을 위해 국가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는 다음 칼럼에서 다루기로 한다.

 

 

 

장호순 /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hosoon41@s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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