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전지판이 있는 줄 모르고

관광객을 배당받아 섭식하는 줄 모르고

지상 가장 높은 섬

지상 가장 하늘 가까운 섬

푸른 영혼들만 생각했다

 졸저, ‘나는 왜 티티카카에 오고 싶었을까’ 중에서

 

위키백과에 따르면 ‘티티는 퓨마, 키키는 바위’라는 뜻이다. 7천미터에 가까운 염호도 있고, 4천미터가 넘는 담수호도 있다. 그런데도 티티

하늘 맞닿은 곳, 페루 티티카카

태양 전지판이 있는 줄 모르고/관광객을 배당받아 섭식하는 줄 모르고/지상 가장 높은 섬/지상 가장 하늘 가까운 섬/푸른 영혼들만 생각했다/졸시 ‘나는 왜 티티카카에 오고 싶었을까’부분

위키백과에 따르면 ‘티티는 퓨마, 키키는 바위’라는 뜻이다. 7천미터에 가까운 염호도 있고, 4천미터가 넘는 담수호도 있다. 그런데도 티티카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로 알려졌다. 이 역시 위키백과에 따르면 ‘운송로’로 쓸 수 있는 호수 중 가장 높은 곳이란다. 호수의 절반은 볼리비아 영토인데, 칠레에게 패전해서 바다 접근이 봉쇄된 볼리비아의 해군기지가 이곳에 있다. 그만큼 넓고 깊다는 뜻이다.

페루 수도 리마에서 출발한 버스는 거의 10시간이 넘게 걸려 알티플라노 고원 도시 ‘푸노’에 닿는다. 해발 3800m. 짐을 풀자마자 고산증을 느꼈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높아지는 고도에 적응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두통을 호소한다. 그래서 권하는 것이 코카잎.

페루 어디를 가든 마약의 원료인 코카잎을 먹을 수 있다. 호텔마다 코카잎차와 마른 코카잎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제례의식은 물론이고 술도 담그고 식용분말로도 쓴다. 고산증에 좋다는 얘기도 들리던데, 검증은 하지 못했다. 코카잎을 씹고 치과에서 잇몸을 마취한 것처럼 감각이 없다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아무리 많이 씹어도 변화를 못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25년 전, 모 방송사에서 제작한 티티카카 다큐를 본 이후로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의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그 세월 동안 우로스 갈대마을에도 태양전지판이 들어와 있고, 매표소도 있다. 우로스로 만든 ‘토토라’도 있지만 동력선이 더 많이 보인다. 심지어 관광객을 실은 토토라를 동력선으로 끌고다니기도 한다. 갈대섬도 구역을 나누어 관광객을 배당한다. 상품화가 되어버린 티티카카에 실망을 하였으나 이 또한 삶의 한 방식이려니, 오래 전 꿈꾸었던 티티카카는 마음 속에만 남게 되었다.

사진은 우로스섬 안에 있는 우물이자 연못. 우로스로 만든 섬은 수면에서 꽤 높기 때문에 그 안에 이렇게 물길을 열어두고 물을 쓰기좋게 만들었다. 녹색의 우로스가 자라고, 호수쪽으로 토토로도 보인다. 호수 건너 커다란 우로스 마을에는 학교는 물론이고 자그마한 카페도 있다. 

티티카카 출신 인디오 관광안내원 ‘막시모’가 서툰 영어로 나에게 한국어교재를 보내줄 수 없냐고 물었다. 그만큼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뜻이다. 혹, 티티카카가 그립다면, 코카잎을 맛보고 싶다면 서둘러야 할지 모르겠다. 2015년, 티티카카가 그때보다 더 많이 관광삼품으로 변해버리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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