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지역문화발전 포럼’ 의 풍경과 진실

지난 7월 5일 '은평, 지역문화발전포럼'이 은평문화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은평문화재단 1주년을 맞아 ‘은평, 지역문화발전 포럼’이 열린 곳은 은평문화예술회관 대회의실이었다. 한 50여명 남짓하게 객석을 채운 사람들은 포럼의 발표자들에게 자연스러운 관심을 보내며 준비된 자료집을 훑어보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에게 반가운 악수를 건네며 안부를 묻고 근황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 “재단 사업은 잘 되고 있습니까?”, “그쪽 지역은 어떻습니까?” 이 날 포럼에 참석한 이들은 자치구문화재단, 광역문화재단, 그리고 지역의 주민들이었다. 지역의 원리를 작동시켜 자치구의 문화정책을 설계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명나는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 방법론과 구체적 실행의 문제에 있어선 정확한 답을 알지 못했다. 때문에 그 해답, 혹은 정답의 실마리를 탐색해 보는 이 포럼이 지역의 깊고 절실한 고민을 얼마나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지난 7월5일에는 ‘자치구 문화정책을 그린다’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지난 5월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새 문화정책 준비단은 ‘사람이 있는 문화-문화비전 2030’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발표했다. 그 발표를 은평 지역의 관점으로 톺아보고자 “국가문화정책의 비전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사람이 있는 문화’ 3대 가치는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이며 9대 과제는 ▲개인의 문화권리 확대 ▲문화예술인·종사자의 지위와 권리 보장 ▲성평등 문화의 실현 ▲문화 다양성의 보호와 확산 ▲공정하고 다양한 생태계 조성 ▲지역문화 분권 실현 ▲문화자원의 융합 역량 강화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 확대 ▲ 문화를 통한 창의적 사회혁신이다. 지역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구현할 방법론이나 가이드라인은 제시되지 않았다.

지역문화예술의 지형을 구축해야

‘문화협치의 힘‧마을자치의 꿈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에서 협치의 상상이 뚝. 뚝. 뚝. 흘러넘치면 그것이 곧 꿈같은 현실로 흐른다’는 성북문화재단의 사례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은평 마을협치도 남 부럽지 않지 않나? 그런데 무엇이 다를까? 그것은 지역문화정책과 실행의 플랫폼역할을 수행한 성북문화재단은 6년차에 접어들었고 은평문화재단은 이제 지역문화정책의 플랫폼 역할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이 고민해야하는 주제를 준비한 패널 분들의 이야기는 따로 포럼을 열어야 할 것 같다. ‘생활문화생태계와 지역문화정책’, ‘문화다양성과 지역문화가치 실현’, ‘거버넌스와 지역문화재단의 역할’ 역시 지금 은평문화재단문화정책연구소의 지역문화발전5개년계획연구 사업의 개념화와 배경을 형성하면서 또한 구체 사업으로 연결되어져야 할 과제들이다.

7월12일에는 ‘향유와 보급을 넘어선 지역의 공연예술’ 포럼이 열렸다. 역시 지난 5월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새 문화정책 준비단은 ‘사람이 있는 문화-문화비전 2030’ 에 이어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을 발표했다. 그 발표를 은평 지역의 관점으로 톺아보고자 ‘새 예술정책-공연예술정책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사람이 있는 문화, 예술이 있는 삶의 방향은 자율과 독립, 예술가치 존중, 분권과 협치다. 8대 핵심 과제로는 ▲예술표현의 자유와 예술인의 인권보호 ▲예술지원체계의 독립성과 자율성 제고 ▲예술 가치 중심의 창작지원 ▲예술인의 삶을 지키는 복지 ▲모두에 열려있는 예술 참여 환경 조성 ▲소수자가 예술로 어울려 사는 사회 ▲공정하고 활력 있는 예술시장 환경 조성▲예술의 미래가치 확장이다. 

지금 지역에서 예술 관련한 발언과 정책, 실행과제를 담론화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가? 그럼 이 핵심과제가 지역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지역과 친해질 수 있을 것인가? 지역에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일로 보인다. 은평문화재단 문화정책연구소는 지역문화발전5개년계획연구 중인데 지역예술정책과 과제를 나중의 연구로 둘 수는 없다. 현재 은평에는 지역문화예술 지형을 만들어가는 문화예술단체가 애쓰고 있으니 이들과의 고민을 함께해야 한다.

올바른 공연장 포지셔닝이 중요

그러면 자치구 공연예술정책현황은 어떤가? 사실 2013년도 이후 공연예술 관련한 포럼이나 담론은 자취를 숨기고 있다가 이번에 은평에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성동문화재단에서 사례 발제를 통해 현안과제를 제시했는데 몹시 마음이 언짢다. 자치구 공연장과 공연예술이 상생의 길을 모색해하는데 ▲효과적인 자치구 공연장 전략부재 ▲전문성 또는 공연장 포지셔닝 실패 ▲부족한 관객 ▲사업예산의 부족 ▲전문 인력의 부족 ▲열악한 공연장 인프라 시설 ▲지방정부의 지나친 간섭, 문화정책 부재 ▲지방자치단체 교체에 따른 급격한 변화 ▲버젼, 미션, 핵심역량과 상이한 평가지표 등 고민할 지점이 많다. 

은평 지역은 은평문화예술회관을 거점으로 공연예술정책을 생산해야 하는데 현재 시설 노후화로 시대적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공간을 리모델링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은평문화예술회관이 리모델링되면 은평지역의 공연예술활성화 정책도 약간의 비빌 언덕이 생긴다.

이어서 지역만이 아닌 공연예술계가 마주한 진지한 주제를 준비한 패널 분들의 이야기는 지역문화발전5개년계획연구의 간담회나 집담회에서 집중적으로 보따리를 풀어야 할 듯하다. ‘생활예술동아리와 지역공동체 예술’, ‘예술가, 예술단체들의 지역상생’, ‘공연예술의 유통‧보급 구조의 진단’은 지역문화발전의 대안이자 해법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제 이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 은평문화재단 문화정책연구소는 개방형, 참여형, 숙의형 등의 공론의 장을 마련하여 지역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한다. 8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니 함께 하여주시길 요청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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