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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 김주영 은평시민신문 조합원
  • 승인 2018.07.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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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알쓸신잡2’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은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가 한 일본 건축가의 이름을 방송 중 흘렸다. 안도 다다오. 1941년생 오사카 출생, 프로복서 출신으로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독학으로 건축을 배워 ‘빛의 교회’, 불교사찰인 ‘혼푸쿠지 미즈미도’ 등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로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인물이란다. 

1956년부터 세계 곳곳을 여행하던 전직 복서 안도는 도시와 건축의 매력에 빠진다. 특히, 프랑스 파리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1세기 이상 굳건히 서있는 건축물과 내부의 현대적 인테리어, 그리고 그 공간에서 펼쳐지는 감각적인 문화 활동을 목도하며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풍성한 시간’에 감격해한다. 안도는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시작했고, 당시 일본 고도경제성장 시대에 기존 건물을 부수고 짓는 이른바 ‘스크랩 앤드 빌드(scrap and build)’에 도전하는 건축을 자청했다. 그는 스스로를 ‘도시 게릴라’로 부른다.

안도는 강직한 완고함이 신뢰를 부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 완고함은 건축가로서 스스로 정립한 기준과 신념에서 비롯되었기에 설득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어떤 의견이 제시되든 반드시 응답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상대는 큰 신뢰감을 받는다. 그는 건물 완공 이후 휴일을 이용해 한 집 한 집 돌아보며 방문 수리를 자처했다고 한다. 

1995년 리히터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항만도시 고베는 문자 그대로 쑥대밭이 된 자연재해였다. 이 때 안도는 몇 달 동안 사무소 업무를 팽개치고 코베로 넘어가 무너져 내린 건물들을 하나씩 둘러보며 건축가로서 무능력함을 반성했다. 상실감에 젖은 주민들을 위로했다. 완고하나 책임감 있는 건축가라 인정받는 까닭이다. 

이 사건은 안도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다. 그는 망가진 고베를 위해 ‘복구 하우징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효고 그린 네트워크 운동’을 전개했다. 과거보다 더 환경을 위한 건축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건물 자체와 더불어 그 곳에 사는 주민들이 어떻게 그 건물을 어떻게 운영하고 지역 주민들의 삶 속에 파고들어갈 수 있는지, 지속가능한 건물과 그 쓰임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가가와현의 작은 섬 나오시마는 ‘베네세하우스뮤지엄’ 등 생물이 증식하듯 단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예술과 자연이 한 덩어리가 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안도 다다오 특유의 환경을 위한 건축이 본격화된 것이다.

안도는 1990년대 들어서며 환경의 세기가 도래했다고 봤다. 지금껏 경제 번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 풍조로 인해 망가진 지구에 대해, 목재 벌채로 자연을 파괴하고 건설 폐자재를 대거 배출하는 현 건축흐름을 반성하며 열부하를 저감하는 파사드 시스템, 냉난방이나 급탕에 태양열을 이용하는 솔라 하우스, 절수형 수세식 변기나 합병처리 정화조를 이용한 물 순환 기법 등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개발과 도입을 확대해야한다고 설파한다. 그러나 이런 첨단기술 개발 이전에 건축가와 건물주는 한 뜻으로 자연풍이 통하는 냉방 방식(예, 도큐토요코선 시부야역)과 같이 가능한 한 자연과 함께 어우러질 것을 전제했다. 무엇보다 충분히 쓸 수 있는 건물을 부수고 재건축하는 악순환을 끊는 시대정신을 독자들에게 요구했다.  그저 새것을 생산하고 소비하기만 하는 사회구조가 근본적 문제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근교 트레비조(Treviso)에는 안도가 설계한 ‘FABRICA(커뮤니케이션 리서치 센터)’가 있다. 일본이라면 1년 반이면 끝날 공사가 10년 이상 소요됐단다. 하지만 역사적 도시의 이유 있는 깐깐한 행정절차, 현지 건축인들의 장인 정신에 안도는 탄복했다. 특히 이곳의 ‘고재(古材) 은행’, 과거 르네상스 시기 전후에 지어진 건물 건자재를 모아 보존하고 개보수할 때 그 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며, 옛것의 가치를 인정하고 재활용 전통을 유지하는 이탈리아, 나아가 유럽 도시의 지속가능한 100년, 200년에 대해 도전 받았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70대 후반에 접어든 안도는 현재 암 투병 중이나 향후 15년은 더 살지 않겠냐며 여전히 청춘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폐쇄적인 일본 사회에서 명암이 공존한 삶을 살았다고 했다. 분투하며 자신의 가치를 건물에 투영시켜왔다. 그의 첫 건축물 ‘스미요시 나가야’에서 거주 중인 아즈마 부부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자연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이 작은 집의 매력입니다.”라 했다. 이 같이 그 삶의 족적이 쌓이고 쌓여 이젠 국민 건축가라 불리는 안도 다다오가 한국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자전으로 인생에 용기를 가진다면 좋겠단다.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지으라는 안도 다다오의 도전에 큰 도전을 받은 까닭이다.

김주영 은평시민신문 조합원  jooti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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