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 떨어지는 지방선거

 

한국정책학회 부회장인 조화순 연세대 교수는 “냉정한 판단을 하기 어려운 시기에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따르 기저효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지방선거가 실시됐고, 중앙정치가 지방저치를 지배하면서 (지역의)미래담론·공약·후보자 간 접전 등 세 가지가 실종된 선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이번 지방선거를 진단한바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에서 지역발전을 이끌 일꾼을 뽑는 선거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지역의 이슈를 갖고 여당과 야당 후보자들이 서로 격론을 벌이며 시민들의 표를 얻으려 노력해야만 하는 선거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보물을 살펴보면 모두 하나 같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투표”를 해야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을 등에 엎는 편승효과를 지방선거에서 누리기위한 전략이었다.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공보물에는 “지방선거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며 인물론을 내세워 중앙정치가 지방정치를 지배한 더불어민주당의 프레임을 정면으로 반박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 탓에 시민들의 표심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다.

더민주, 서울시의원 4석·은평구의원 15석 확보
자한당, 은평구의원 4석 확보, 바른미래당 0석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선거에서 예상대로 다수석을 확보했다. 서울시의원 4석을 모두 차지했으며, 은평구의원은 총 19석 중 15석을 차지했다. 2014년도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서울시의원 4석·은평구의원 10석을 차지해 다수석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이 견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차이의 다수석을 차지했다.

자유한국당은 3인 선거구였던 라 선거구(역촌·신사1동), 더불어민주당이 1명의 후보자만 낸 마 선거구(갈현1·2동), 비례대표 등 총 3명이 당선될 것이 예상됐다. 하지만 사 선거구(불광1·2동)에서 더민주 1-나 후보를 누르고 자유한국당 신봉규 당선자가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해 총 4석을 차지하게 됐다. 사 선거구 1-나 강영남 후보는 더민주 구의원 후보 중 유일하게 낙선했다.

바른미래당은 은평구청장 1명, 서울시의원 4명, 기초의원 8명의 후보를 선출했으나 ‘0’석에 그쳤다. 은평구 바른미래당의 상황은 전국적으로 바른미래당이 단체장과 재보선에서 1석도 차지 못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은 은평구민의 행복한 미래, 바른 미래를 함께 만들기 위해 출마를 했지만 평균 득표율은 11.5%대 머물러야 했다. 

무투표 당선자는 0명

제6회 지방선거에서 은평구의원 19명 중 8명은 무투표 당선자였다. 지난 선거에서 2인 선거구였던 가·나·다 선거구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에서만 각각 후보가 1명씩 출마해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투표를 실시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명의 후보자만 낸 마 선거구(갈현1·2동)을 제외한 모든 선거구에2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또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8개 선거구에 후보를 1명씩 출마시켰다. 라 선거구(역촌·신사1동)에는 정의당, 마 선거구(갈현1·2동)와 아 선거구(대조·구산동)에는 녹색당, 사 선거구(불광1·2동)에서는 무소속 후보 2명이 출마해 무투표 당선이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더민주 1-나 후보는 몇 명 당선?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의원 2인 선거구에 2명의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해 마 선거구(갈현1·2동)를 제외한 모든 선거구에 후보자를 2명씩 출마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엎고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1-가 후보는 대부분 당선될 것을 예상했다. 관건은 1-나 후보였는데 결과는 7명 중 6명이 당선됐다. 유일하게 1-나 후보 중 사 선거구(불광1·2동) 강영남 후보가 자유한국당 신봉규 당선자에게 3.6%(1,264표)차이로 낙선됐다. 

하지만 당선된 1-나 후보들이 여유있게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것만은 아니다. 1-나 후보와 자한당 후보의 득표차를 살펴보면 가 선거구(녹번·응암1동)에서 더민주 박용근 당선자는 자한당 임정숙 후보를 1.79%(495표), 나 선거구(응암2·3동)에서 더민주 나순애 당선자는 자한당 박준완 후보를 1.34%(296표), 다 선거구(수색·증산·신사2동)에서 더민주 문규주 당선자는 자한당 김규배 후보를 4.55%(1,145표) 앞서 당선됐다. 

3인 선거구였던 라 선거구(역촌·신사1동)에서는 자한당 황재원 당선자는 더민주 오덕수 당선자를 3.45%(1,272표) 차이로 압도하기도 했다. 바 선거구(진관동)에서 더민주 김진회 당선자는 자한당 최락의 후보자를 1.23%(335표), 아 선거구(대조·구산동)에서 더민주 조정환 당선자는 자한당 박등규 후보자를 2.99%(912표) 앞서 당선됐다.

현역 공직자 중 몇명이 공직에 남게 됐을까
신인의원도 다수 당선

김미경 전 서울시의원은 은평구청장으로, 이현찬 서울시의원과 성흠제·권순선 전 구의원은 서울시의원으로, 박용근·문규주·이연옥·기노만·조정환 구의원 등 9명은 은평구의원에 선출되면서 민선 6기에 이어 7기에도 공직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신인 의원도 이번 선거에서 다수 당선되었다. 서울시의원에는 이병도 당선자, 은평구의원에는 정남형·송영창·나순애·정은영·강용운·황재원·오덕수·권인경·양기열·김진회·정준호·신봉규·신윤경·박세은 당선자가 신인 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유권자 목소리가 높아진 지방선거

중앙정치가 지방정치를 지배한 지방선거로 지역성이 떨어졌지만, 유권자의 목소리는 높았던 지방선거였다. 은평구에서는 지난해 12월 5만 목소리 축제단이 결성돼 지역주민 5,107명으로부터 9,133건의 목소리를 담아 후보자들에게 정책 제안을 하는 협약식을 진행했다. 또한 청년 분야에서는 은평구청년정책연구소가 만들어져 29건의 정책을 후보자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장애인 분야에서는 은평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보장 및 예산 요구를 위해 후보자들에게 정책제안을 실시했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