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구조 여전히 지방선거, 진보정당은 실패하지 않았다

진보정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의회 입성을 하지 못했다. 보수당의 몰락에 가까운 선거 결과에도 견고한 양당구도는 유지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이외의 시민의 목소리,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와 지역 이슈가 논의되어야 할 의회의 양당구도 벽은 너무 높고 견고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모았던 역촌, 신사1동은 민주당이 후보를 두 명 내보내고 둘을 모두 당선시키는 선거바람을 이기지 못했다. 

진보정당 몇 명이 의회에 진출하는 일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반문 할 수도 있다. 어느 당 후보이던 의원으로서 역할을 잘 소화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진보정당의 진출이 꼭 필요한 이유는, 소수의 목소리가 중요한 이유는 의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전달되고 논의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보정당의 의회진출은 쉽지 않을 거란 예상 그대로였다. 녹색당 김민수 후보가 6.52%, 녹색당 이상희 후보가 7.42%를 득표했고 정의당 조햇님 후보는 13.45%를 얻었다.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녹색당 후보가 9.73%(2,673표)를 얻어 진보정당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 후보가 얻은 13.45%(4,951표)는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중앙정치가 지방정치 지배한 선거
진보정당 실패라고 보기 어렵다

당선자를 내지 못한 진보정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실패한 것일까? 이번 선거는 진보정당의 실패라기보다는 지역정책이슈 대신 적폐청산, 한반도 평화 등의 큰 흐름이 지역선거를 삼켜버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각종 선거공보물은 문 대통령과 함께 있는 사진, 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일하겠다는 다짐들이 차고 넘친 반면 은평시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고민해야 할 은평지역 문제를 이야기하는 선거가 되지 못했다. 

이번 선거를 치루기 전 기초의회에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전달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서울시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권력 앞에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했다. 4인 선거구를 7개 지역에 확대 실시한다는 최소한의 계획마저도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사실 4인 선거구가 아무리 많이 확대된다 해도 지금처럼 거대 정당이 후보자를 선거구별로 2~3명씩 내보낸다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거대 정당이 스스로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거대 양당 독식은 계속될 것이다. 

이렇듯 선거를 둘러싼 주변 상황이 변하지 않는 이상 진보정당을 비롯한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의회 내에 안착되기는 쉽지 않다. 계속되는 진보정당의 도전을 실패라고 규정 짓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선거는 진보정당과 시민들에게 거대 정당 독식 구조를 바꿔내고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의회에 담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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