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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뜨자물푸레 북카페 손뜨개 소모임 <다뜨자>
  • 유혜경 / 뜻밖의 마을공간 물푸레 북카페 활동가
  • 승인 2018.06.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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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유혜경

실로 이어진 이웃

‘뜨개에 관심 있는 분 목요일에 물푸레로 오세요.’ 라는 문구에 이끌려 앉게 된 테이블에는 동네에서 한번쯤 봤던 얼굴, 새로운 얼굴, 자주 본 얼굴들이 있었다. 뜨개를 가르쳐주는 오혜영 선생님의 작품에 연신 감탄이 터지고 그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모를 뜨개 본능을 맘껏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어색한 것도 줄고 자연스레 모임에 가는 횟수도 늘어났다.

손과 입을 부지런히 놀리다 보면 어느덧 아이들이 하교를 하고 저녁을 준비해야 할 만큼 시간이 빨리 갔다. 나이도 성격도 다른 이들이 공통의 관심사로 모여 비슷한 감성과 공감대를 공유하며 인연을 이어가는 건 신기한 일이다. 같이 배우고 뜨면서 육아의 조언도 듣고 작아진 아이 옷도 나누고 좋은 제품은 공동구매를 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힘든 일이 있으면 안타까워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서로 기뻐하며 함께 울고 웃는 이웃을 이어주는 건 뜨개였다.

다뜨자는 다풀자

‘다뜨자’란 이름은 일상을 뜨개로 채우자는 의미로 지어졌다. ‘다뜨자’는 ‘다풀자’의 반대말 같지만 모임에서는 같은 말이 된다. 다뜨자를 하면서 실도 풀고 재미도 풀고 넋두리도 풀어내고 서로에 대한 호기심도 풀어냈다. 좋은 것, 맛난 것을 나누고 챙겨주며 정도 추억도 차곡차곡 쌓였다. 한 코 한 코가 모여서 작품이 되듯 한명 한명이 모이니 잘못한 것도 포기나 실패가 아닌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었다.

뜨다 보면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뜬 것을 다 풀어버려 처음의 실 뭉치로 돌아갈 때가 있었다. 여태까지 뜬 시간도 아깝고 그렇게 몇 번 풀다 보면 나랑 뜨개랑 안 맞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회원들의 격려와 도움을 받다보면 어느새 작품이 완성이 되어 있었다. 그럴 때는 혼자 떴지만 나눠뜬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아낌없는 축하를 받았고 무척 뿌듯했다.

2016년 봄이 되기 전에 시작한 ‘다뜨자’가 어느덧 3년이 되어 간다. 계속 모임이 이어지는 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 있지 않나 싶다. 회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누군가 공동작품을 제안하면 뭐든 떠보자고 의기투합도 잘되었다. 새로운 사람이 오면 기존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가르쳐주고 지난 뜨개에서 했던 실수들도 이야기해주며 좋은 에너지가 지속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따뜻한 사람들 속에서 나누고 베풀면서 계산 없이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는 관계가 생겨 참 좋다.

함께 하니 더 즐겁다

매주 목요일 정기모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여 뜨개를 하지만, 다른 요일에 여유시간에 들러 뜨개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한둘이 모여 미니 모임이 되기도 한다. 뜨개를 선물 받아 좋아할 이를 생각하며 뜨다보면 입가에 웃음이 고이고 마음을 듬뿍 담게 된다.

만드는 것의 소소한 즐거움은 확실한 행복이 되어 돌아온다. 작년 겨울에는 목도리가 필요한 독거노인들에게 함께 목도리를 떠서 보내었다. 모양도 색도 각기 다르지만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은 같았다. 같이 하니 즐겁고 함께 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물푸레 북카페가 마을기업이 되어 리모델링하면서 주 활동공간인 이곳을 우리 손으로 꾸미자고 생일축하 가렌더, 선인장화분, 전등갓 등을 같이 만들며 회원들의 애정은 더 깊어졌다. 정기적으로 물푸레 나비시장(4.5,9,10월)에도 나가 뜨개 작품을 판매하고 전시하면서 회원들은 좀더 많은 이를 뜨개의 세계로 유혹하고 있다.

어버이날엔 카네이션을, 크리스마스엔 크리스마스리스 만들기처럼 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해줄 작업을 함께 하며 특별한 날을 기다리는 설렘도 같이 공유한다. 정기 모임 외에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이달의 핫 아이템을 정해 뜨는 ‘원데이 클레스’도 진행 중이다. 6월 29일 금요일 오전에는 여름모자 뜨기를 할 예정이다.

“무한대로 짧은뜨기 백삼십코 합시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 푸는 게 가장 빠르다’, '기본이 가장 이쁘고 진리다‘, ’뜨개완성 시간은 애정도와 비례한다‘, ’남의 실이 더 이뻐보인다‘, ’가랑실에 옷 뜨는지 모른다‘, ’무한대로 짧은뜨기 백삼십코 합시다‘의 뜻을 알고 싶은 분, 뜨개를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분은 뜨고 싶은 그 마음만 가지고 언제든 <다뜨자>에 오면 된다.

<다뜨자>

모임 날짜 : 매주 목요일 11시
모임 장소: 물푸레 북카페
주소: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3로 48-51 742동 1층 (은평뉴타운 상림마을)
문의 : 02-356-9410

유혜경 / 뜻밖의 마을공간 물푸레 북카페 활동가  u2468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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