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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은평구의회를 바꾼다은평구의원에 출마하는 녹색당과 정의당 후보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8.05.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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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녹색당 이상희 후보 (오른쪽) 정의당 조햇님 후보

‘막대기만 꽂아놔도 당선’이라는 말이 있다. 선거 때 어떤 후보인지, 어떤 정책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선되는 현상을 비꼬는 말로 특정 지역에서 특정당이 싹쓸이를 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1991년 행정을 견제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은평구의회가 출발한 이래 은평은 어느 한 특정당의 싹쓸이 현상은 없었다. 대신 두 개의 정당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눠 갖는 일만 반복돼 왔다. 

문제는 이 두 개의 정당이 은평주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왔는가 하는 지점이다.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견제와 균형을 통한 의회의 활동을 펼쳤다고 보기엔 아쉬운 대목이 많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런 아쉬움을 채워 줄 진보정당의 후보들이 출전준비를 하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정치, 기대할 것 없는 정치가 아니라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정치로 바뀌어야 하고 정치권력을 몇 명이 독점하는 게 아니라 시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녹색당과 정의당의 후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출마를 하게 된 계기는?

녹색당 이상희 후보

이상희 :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첫 계기는 세월호 참사였다.  당시 눈물을 흘리고 밤을 지새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를 봤다. 4년이 지난 지금은 다르게 살고 싶어졌다. 더 이상 울지 않고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뉴스를 통해서 보는 거대담론의 이야기만이 정치가 아니라 우리삶이 바뀌고 우리 일상이 안전해지는 그런 경험을 만들어가는 게 정치다.  일상에서 정치의 효능감을  느끼고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을 꼭 하고 싶다. 

우리는 살면서 정치의 역할이 뭔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촛불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바꾸고 분단국가에서 평화의 봄을 기다리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터에서 가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불평등과 갈등에 대해서는 우리일이 아닌 것처럼 받아들인다.

정치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시민들과 함께 그 길을 만들어 보고 싶다. 

조햇님 : 한 명의 시민이 단지 투표하는 시민에 머무는 게 아니라 활동하는 시민이어야 한다고 본다. 그 한 명 한 명의 시민이 서로 힘이 되고 함께 연대할 때 우리 삶도 조금씩 바뀔 수 있고 그걸 실현할 수 있는 게 바로 정치다. 정치권력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시민들을 위해 써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그런 정치를 통해서 우리 삶이 조금씩 나아지고 시민들이 정치에 대해 갖는 불만도 사라질 거라고 본다. 

정의당 은평 사무국장으로 6년 동안 활동하면서 우리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알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활동과 고민을 했다. 이전에는 내 문제 이외에 생각하지 못했는데 정당 활동과 지역 활동을 하다 보니 지역에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문제들을 지역정치에서 하나하나 만들고 가고 싶다. 

의원이 되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이상희 : 선거 인사를 하면서 ‘생명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이면서 녹색당 당원으로 활동하면서 사회를 새롭게 보는 관점이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몇가지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는 좀 더 존엄한 삶이 가능할 수 있도록 생활을 지원하고 공공기관의 문턱을 좀 더 낮춰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고 보건소 에서 10대 여성들과 성평등을  이야기하면  좋겠다.  성인발달장애인의 국가책임제를 추진하면서 구립성인발달장애인 주간보호센터를 설치하고 비닐쓰레기 감소활동, 동물학대 단속, 유기동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담당부서를 설치를 주민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 

정의당 조햇님 후보

조햇님 : 은평구의회는 구의원 조례발의건수가 적다. 1년 동안 단 한 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도 있다. 조례발의건수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겠지만 시민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좋은 조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의당의 슬로건이 ‘아이에게 안전을 어르신에게 존엄을’이다. 은평에서도 아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어린이안전조례를 만들고 어르신들의 여가활성화와 존엄한 삶을 위한 조례도 꼭 필요한 것이어서 관심 갖고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지역의 중소상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예를 들면 지역사랑상품권을 확대한다던지 대형소매업종의 입점을 제한하는 것들이다. 

진보정당이 의회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상희  : 구의원이 예산을 만들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구의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행정부를 견제하고 시민과 연대하는 역할이어야 한다. 현행제도로 풀 수 없는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례를 만들고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게 주된 일이다.

아쉽게도 지난 은평구의회에서는 단 한 번의 공청회도 열리지 않았고 4년 임기동안 의원 1인당 평균 2 .  2개의 조례만을 발의했다.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시민들을 존중하고 시민들이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과정을 만들고 싶다. 

조햇님  : 지금 의회는 갖고 있는 권력을 시민들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본인들을 위해 쓰고 있다. 해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구의회 해외연수만 보더라도 이게 뭘 배우러 가는 건지, 놀러가는 건지 불분명하다. 권력을 시민을 위해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

이런 구의회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보정당 후보가 의회에 들어가야 한다. 업무추진비도 두루뭉술하게 공개하는 게 아니라 상세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지방의원 재량사업비도 없애야 한다. 선심성 재량사업비 때문에 적폐 기득권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런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문재인정부가 얘기하는 지방분권도 의미 없는 이야기가 된다. 

은평구의회, 이건 좀 문제다 싶은 게 있다면?

이상희  : 은평구의회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정치에 대해 기대하지 않게 만드는 게 문제다. 구의원의 역할이 뭔지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의원은 단지 시민들이 부여한 권력을 갖고 있을 뿐인데 그런 권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정보를 나누지 않는 건 문제라고 본다.

조햇님 : 매해 지적됐던 외유성 해외연수 문제도 시정하겠다고 말만하고 제대로 된 게 없다. 과연 시민들을 무섭게 보고 있는 건지 의문이다.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이상희  :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인사를 하고 낮시간에는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 시민들 중에는 아이들과 청소년도 포함돼 있는데 그들도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으로 명함을 건네며 녹색당이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기도 하지만 정치인에 대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도 많다. 그건 그동안 정치인들이 시민들에게 보여줬던 인상이라고 생각하고 후보로서 그걸 지금 고스란히 돌려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이 정치를 혐오하지 않도록 하고 정말 내 곁에  정치인이 있구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조햇님 : 당원들이 조금씩 시간을 내서 함께 출퇴근 인사도 하고 함께 지역 상가를 돌기도 한다. 당원들이 직장인 이다보니 월차를 내고 함께 활동하는 일이 많은데 우리 은평을 바꿔보자는 열망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인 거 같다. 

본인 소개를 해 달라.

이상희 : 30대 비혼여성이다. 지금 의회 구성을 보니 60대 이상의 정치인들이 많았다. 이 분들이 나와 같은 이들을 대변해줄까 의문이 든다.

사회복지사로 10년 정도 일을 하면서 2005년부터 예산을 분석하고 시민들과 함께 정책을 만드는 일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책을 자치단체 차원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의 과정을 코디네이팅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 과정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이젠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걸 만들어 나갈 자신이 있다. 

은평구 내 4가구 중 1가구가 1인가구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여성 1인 가구다.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걸 목표로 삼다보니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배제하게 된다. 나와 같은 비혼여성들을 위한 정책이 없는걸 보면서 정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와 같은 사람들도 동네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위해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이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 내고 싶다. 

조햇님 :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스튜디오에서 일했지만 수입이 적어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영업을 하다 보니 실적 압박도 받게 되고 성과급 받으려고 더 뛰게 되었는데 이러다보니 영업사원은 노동자인가, 왜 안정된 고용이 안 되고 불안하게 생활하게 되는가, 왜 우리나라는 산업별 노조가 자리 잡지 못하는가 등등의 고민이 이어졌다.

이런 고민을 안고 정의당에서 활동하면서 은평에서 교육문제, 노동문제, 안전문제 등 다양한 지역문제를 만나게 됐고 지역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고 활동하다보니 지역정치가 왜 중요한지도 알게 됐다. 

지금은 70대 어머니랑 90대 할머니랑 셋이 살고 있다. 할머니가 3년째 병상에 누워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국가가 해결해야 할 일, 정치가 해결해야 할 우리 삶의 문제를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

이상희 :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사람을 모으고 새로운 걸 만들어낼 줄 알고 무엇보다 예산서를 볼 줄 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예산서가 글씨와 숫자로만 되어있는 어렵고 재미없는 문서처럼 보이지만 그 예산서에 담겨있는 숫자에 우리 삶이 담겨있다. 이런 내용을 시민들에게 잘 설명하고 예산이 잘 쓰일 수 있게 행정부를 견제하고 은평구의회를 바꿔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조햇님 : 주변에서 친화력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친화력은 시민을 만날 때 주요한 소통의 시작점이다. 이런 친화력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고 이렇게 모아진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한번 결심한 건 쭉 밀고 나가는 추진력도 함께 발휘하겠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은평의 문제가 뭔지 어떤 해결방법을 찾아나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게 제일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박은미 기자
사진촬영: 정민구 기자

박은미 기자  yasodhara@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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