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차별이 아닌 배려인 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차별' 이란 단어에 왜 이다지도 집착하게 만들까요?

지난 3월 12일~13일 동계패럴림픽 휠체어 컬링과 휠체어 하키 한국 선수를 응원하러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KTX을 타고 갔습니다. 경기 참여 과정을 보며 장애인 패럴림픽과 비장애인 올림픽은 무슨 차이점이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눈으로 보이는 것부터 이야기하자면 올림픽은 지상파 3사가 중계권을 갖고 생중계를 하고 수많은 올림픽 종목에도 불구하고 3사가 똑같은 경기를 중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패럴림픽 중계는 대낮에 경기가 있다면 한 방송사가 중계할 때도 있고, 밤에 하는 스포츠 하이라이트도 마치 배려하는 양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차별은 예상치 않는 곳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차별이 아닌 배려인 줄 알았습니다. 서울역 KTX 출입구부터 강릉역 출입구까지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달리 특별 대우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물며 경기 관람하는 출입구에서도 이상한 배려심을 느꼈습니다. 강릉역 보안검색대에서 비장애인은 다들 점검을 받았는데 난 그냥 통과했습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약간 이상했습니다. 내 활동보조인도 “왜? 삼식씬 (보안검색) 안 받아요?”하고 농담 섞인 질문을 했습니다. 나중에 이 상황이 과한 배려심에서 나온 차별인지 궁금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궁금증이 더 와 닿은 계기가 있습니다. 패럴림픽 파크에 들어갈 때에 비장애인은 경찰관이나 안내요원에게 물건 검사와 신체검사를 받아야 입장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들에게는 밝은 모습으로 통과하라고 안내해주었지만 장애인의 축제에 이런 배려가 어떤 비장애인에게는 차별성을 심어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패럴림픽은 신체적·감각적 장애 선수들이 운동하며 자신의 몸 기능도 키워내고 직접 참가하여 펼치는 대회입니다. 예상치 않은 곳에서 물건 검사와 신체검사를 받지 않다고 해서 장애당사자가 ‘배려심을 느낀다’란 생각은 버리면 좋겠습니다. 

정말 차별 없는 배려는 집에서 온 가족이 패럴림픽 경기를 보면서 야식도 먹고 응원하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 ‘방송사에서 광고나 시청률이 예민한 문제이니 패럴림픽이 홀대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말'은 개최국에서는 핑곗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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