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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놀~자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소모임 <친구야 놀자>
  • 박은미 / 놀고 먹는 일을 주로 하고 싶은 문화기획자
  • 승인 2018.04.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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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육아는 힘겨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결혼 전 아이를 낳으면 너무나 사랑스럽고 일상이 행복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다지도 감당하기 힘든 일이 많을 줄 미처 몰랐다. 육아에 익숙해지고 편안해진다는 백일의 기적은커녕 그 무렵 나는 산후우울증의 늪에 빠져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 어디라도 나가야지 마음을 먹고 보니 갓난아이를 들쳐 업고 갈 수 있는 곳,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살림의료사회적협동조합의 육아소모임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문화센터에 나가 어린아이를 붙들고 뭘 가르치는 것도 싫었고, 좋은 부모는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육아모임은 부담스러웠던 차였다. 그런 나의 선택은 일주일에 1~2회 낮 시간 동안 아이와 내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모임 <친구야놀자>(이하 친놀)였다.

부끄럽지만 나는 아이들을 예쁜 마음과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육아소모임을 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도전이었다. 이제야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엔 몇 번 나가보고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었고 어서 빨리 아이와 나를 분리시키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건조하기 짝이 없는 내가 육아모임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 묘한 매력이 이곳에 있었다. “협동육아”를 표방하는 친놀에서 처음의 기억으로 가장 좋았던 건 일부러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 포커스는 오로지 “잘 놀자”에 맞춰져 있는 점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꽤 걸리더라도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는 점이었다. 또 100일 전후의 영아부터 7세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함께 노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육아선후배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협동하는 점에서 기존에 생각한 육아소모임과는 결이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소모임이 어느덧 4년을 넘기고 있다.

당시 5개월이었던 딸은 벌써 5살이 되었다. 나도 다섯 살짜리 부모가 되었다. 기어 다니던 아이가 뛰어다니게 된 시간 동안 우리 가족에게 친놀은 협동양육자였다. 주 1회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주 3회, 심지어는 일주일 내내 만나서 놀기에 바빴다. 혼자서는 엄두도 못 냈을 미술·음악놀이, 숲나들이, 텃밭 가꾸기 등은 같이 할 수 있는 아이의 친구, 부모의 친구가 있어서 가능했다. 더 잘 놀기 위해 선배엄마도 찾아가고 책도 함께 읽고 열띤 토론도 하는 친놀은 부모들의 열정으로 나날이 가득했다. 덕분에 부족한 부모라는 생각을 덜고 아이와 함께 열심히 놀 궁리를 하는 스스로가 대견스럽기도 했다.

물론 즐거운 일만 있던 건 아니다. 공동체 활동이 어디 쉬운 일인가. 육아라는 공통분모로 모였다 해도 아이를 대하는 방식도 다르고 키우는 가치관도 다르기에 서로를 받아들이는 시간은 꽤 지난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들과 놀이가 주된 활동이었지만 그로 인한 어른들의 만남이었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좁히는 것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같이 놀다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생기고, 하기 싫은데 모두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일들도 때로는 있었다. 그런데도 긴 시간을 끈끈하게 이어 올 수 있었던 건 충분히 이야기 나누고 서로를 들여다보는 시간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협동하기 좋은 타입이 아닌 나 같은 사람도 너그러이 받아들여지고, 이기적인 순간들도 지혜로운 사람들의 마음씀씀이와 응원으로 이겨내 오고 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아이들도 유아와 어린이의 중간쯤으로 자란 최근은 더 치열하게 “노는 것”에 관한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조금씩 벗어나 스스로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누군가는 육아 시작 후 몇 년 만의 개인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선배부모가 되어 후배부모를 도와주기도 하고, 부모들도 잘 놀 수 있는 꺼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제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기 위해 친구를 찾는 소모임일뿐 아니라 부모의 놀거리도 만들어나가는 친구야놀자가 되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홍보성 멘트를 붙이자면, 친놀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와 부모가 있다면 언제나 적극 환영이다. 내가 초보부모일 때를 생각하며 그 심정을 같이 헤아려주는 진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얼굴만 봐도 웃음 나오는 동네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잘 노는 게 잘 사는 거라고, 그러니 같이 놀아보지 않겠냐고 손 내밀고 싶다.

 

<친구야 놀자>
모임 날짜 : 매주 화요일 / 모임 장소: 비정기적, 동네 곳곳
연락 : roommi@naver.com

박은미 / 놀고 먹는 일을 주로 하고 싶은 문화기획자  room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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