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과는 다른 겨울만의 특별한 목욕법

겨울철, 차갑고 건조한 공기 속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잔뜩 움츠러들어 오돌오돌 떨다 보면, 한증막이나 찜질방에 들어가 이 뼛속까지 스미는 한기를 몰아내고 싶은 생각이 드시죠? 아니면 뜨끈한 탕 속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고픈 생각도요? 하지만, 오히려 겨울에는 탕목욕이나 한증막, 찜질방의 이용이 몸에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봄여름가을과는 다른 겨울만의 특별한 목욕법, 같이 알아보기로 해요.

-목욕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낮게
겨울에는 공기가 차가우니까, 뜨끈한 탕에 들어가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34~36도 전후의 탕온도가 적당합니다. 샤워물의 온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샤워실이 썰렁하니까 샤워물의 온도를 높이고 싶어하시는데, 샤워실을 따뜻하게 하고 (화장실 난방기 등 이용) 샤워물이나 목욕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낮게 유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체온보다 온도가 높은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할 경우, 몸의 보습을 해치게 되고, 심장 혈관에도 무리가 갑니다.

-목욕 시간은 짧게
평소 다른 계절의 목욕시간도 저는 20분을 넘기지 말라고 말씀드리는데요, 특히나 겨울철에는 탕에 들어가 있는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에 아토피가 심해져서 내원하는 꼬마 친구들을 보면, '워터파크'를 다녀왔다는 얘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공중이용시설이다보니 소독약을 세게 써서 민감한 피부가 자극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이것보다는 즐겁게 노느라 33~35도 전후의 물에 너무 오래 있어서 피부의 보습층이 모두 깨졌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탕에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피부의 보습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고혈압,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께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어르신들의 경우 말초혈관의 순환장애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겨울철에 손발이 시린 증상, 관절의 통증을 자주 느끼시게 되고, 이로 인해 목욕탕을 더 자주 찾게 됩니다. 뜨끈한 탕 속에 몸을 담그고 몸 여기저기로 혈액이 순환되는 느낌을 받고 싶으신 것이죠. 실제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관절통이 많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추운 바깥에서 수축되어 있었던 말초 혈관이 따뜻한 탕 속에서 급격히 확장되어,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가 올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한증막이나 찜질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니, 탕 안에는 너무 오래 있지 마세요! 찜질방의 참숯가마 안에서 절대 주무시지 말고요!

-비누나 바디워시 사용 금지
겨울철에는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도 악화되지만, 어르신들의 건조피부염도 악화됩니다. 피부의 건조증이 심해져서 생기는 문제인데, 차고 건조한 실외공기, 더 건조한 실내공기로 인한 것이지요. 그래서 겨울철에는 비누나 바디워시 등 몸의 천연보습성분을 없앨 수 있는 세정제는 최소한으로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아예 사용하지 않으시도록 권하고 있고요, 특히 매일 샤워를 하는 사람들은 깨끗한 물로만 샤워/목욕하셔도 충분합니다. (손은 비누로 깨끗이 씻으셔야 해요!!)

-때를 밀지 말고, 목욕 후 보습 열심히
때 밀기, 필링, 각질 제거 등 몸의 보습층을 없애는 활동은 가급적 겨울철에서는 삼가시고, 목욕 후 바로 보습을 해주세요. 보습은 습기가 몸에 남아 있는 3분 이내로, 전신을 해주시면 좋습니다.
피부보습력이 약한 분들은 보습을 여러 단계로 해주시면 좋습니다. 로션 -> 크림 -> 오일과 같은 순서대로 여러 종류의 보습제를 덧발라주는 것이지요.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조심, 목욕 전후 스트레칭
겨울철에는 몸이 뻣뻣하게 굳어 있어, 낙상 사고가 크게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욕탕과 같이 물기가 있는 곳에서는 더욱 조심하셔야겠죠? 비누나 바디워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미끄러지지 않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목욕을 준비하면서 슬쩍 몸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을 해보세요. 목욕 중 발생할 수 있는 저혈압도 예방하고, 목욕 중 낙상사고도 조금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목욕법은, 평소 건강한 성인들보다는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해 꼭 필요한 방법입니다. 우리 모두의 건강하고 안전한 겨울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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