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는 아이 뿐만 아니라 부모도 같이 성장하는 과정

소리나는 공동체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직장 등 몸담은 모든 공간에서 갈등의 문제는 늘 핫한 이슈입니다. 우리 터전 문 닫는 거 아닐까 하는 위기감이 드는 순간도 많았지요. 보육활동에 대한 생각의 차이로 시작되기도 하고, 조합 운영에 대한 이견이 커지는 순간도 있었고 아마들의 소소한 다툼도 있었고요 늘 시작은 사소했는데 소통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갈등이 증폭되고 때로는 당사자들이 상처를 받기로 했었지요. 문제는 그 ‘생각의 차이’그 자체보다도 생각의 차이를 소통하는 ‘과정’인 게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저는 공동체에서 ‘갈등’을 공동의 문제에 대한 공동의 액션 플랜을 만들어 나가는 ‘문제해결’의 과정으로 바라보자는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여기에는 전적으로 옳은 사람도 전적으로 틀린 사람도 없고 결정을 통해 이기는 사람도 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공동체가 지향하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을 해 나가는데 서로 머리를 맞대고 돕는 동지이자 조력자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편싸움을 하지 않습니다.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비공식 ‘세’를 불릴 필요도 없습니다. 

공동체의 성숙한 일원으로서 그 사안에 대해서 냉철하게 분석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안을 찾고 결정에 대해 책임감 있게 이행합니다. 이런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요즘 돌아가는 우리 정치현실을 보더라도 말입니다. 우리 공동육아가 아이 뿐만아니라 부모도 같이 성장하자는 모토는 여기에서 구현됩니다. 

우리가 자랄 때 공교육에서 익히지 못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우리는 아이 어린이집에서 배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하고 때론 치열한 소통의 과정 속에서 노력하는 부모로부터 우리 아이들도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해가고 있다고 믿어 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공동육아 ‘가치’에 비추어 우리의 선택과 결정을 늘 성찰해보자는 것입니다. ‘만장일치’또는 ‘과반수 찬성 ’등 좋은 민주적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우리의 선택이 공동체적 가치로 수렴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만장일치를 통한 의사결정이라 할지라도 공동육아 가차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조합으로 의미 있는 결정일지 모르나 ‘공동육아’공동체로서의 바람직한 의사결정은 아닌 거 같습니다. 

공동육아는 우리만의 안전한 리그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 전체 속에서도 의미 있는 공동체이기를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 작은 선택이 타인의 다름을 존중하고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며 진정한 평등이 실현되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발맞추어 가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공동육아가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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