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이 보장이 필요한 이유1

저는 뇌병변 1급이고 언어장애가 있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제가 직접 만든 글자판을 이용합니다. 깊은 대화는 태블릿 PC와 컴퓨터를 이용하여 코로 자판을 찍어 대화합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은평 엔젤스헤이븐 홍보팀에서 장애인 인식개선 홍보글을 쓰고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마을기자단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은평구 주민 참정권 실천과제에 관해 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저는 은평재활원에서 거주인으로 30년 동안 살았고 지금도 지역에 나와 살고 있습니다. 

현재 19세 이상의 국민이라면 투표권을 가져야 되고 각 지역 후보들의 정보는 알아야 합니다. 비장애인은 이른 시간에 투표를 하고 나들이 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물론 장애인도 이른 시간에 소중한 투표를 하고 나들이 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다만 장애인은 후보들 정보만 갖고는 투표를 쉽게 할 수 없습니다. 우선 지체 장애인은 투표소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제가 선거를 처음 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2002년 대선 때 희한한 대선 후보가 나와서 그냥 찍었습니다. 그 땐 어느 누구에게도 선거에 대한 정보, 방법을 들은 일이 없었습니다. 인터넷 뉴스, 방송에서 나왔던 정보가 다였습니다. 저에게 투표절차도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 생활교사가 빨리빨리 다 해놓고 기표소 안에서만 저의 의견과 후보의 번호를 물어보고 글자판으로 번호를 찍어 투표했습니다. 그때는 선거교육을 거주인에게 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이라 거주인, 종사자도 잘 몰랐습니다. 저 역시도 어린 나이, 생애 처음으로 한 투표고 정치도 몰라서 그냥 웃고 넘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자립한 후에 어떤 장애인 분에게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구청 직원이 “장애인은 집에서 하지, 왜 승강기나 경사로가 없으면 투표를 못하는 걸 알면서 오냐”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접근이 어려워 휠체어를 들어서 옮기려 할 때면 지금도 갈 수 없는 길이 있구나 이야기합니다.

저는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은평구청에 승강기가 있어 투표하는 게 별 지장이 없었지만 장애인 적용 기표소를 만들어 놓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시설 생활을 하면서 가진 느낌입니다. 현재는 경증 발달장애인에게는 생활시설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때 학습을 하여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중증 발달장애인은 생활교사가 1대1로 임시실에 들어가서 인권적으로 투표를 한다고 해도 이 부분은 비밀투표가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생활시설 종사자나 활동보조인이 기표소에 들어가서 보조하는 게 아니라 선거관계자들이 보조를 하는 것이 비밀보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시설 안에 임시 투표소를 설치해놓고 거소투표를 진행하는 것보다 투표장에 가서 주권을 행사하는 게 이 나라 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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