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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포럼]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2층 투표소, 장애인 참정권의 현주소6·13 지방선거는 어려워도 2020년 총선엔 장애인 참정권 보장해야
  • 정민구 기자
  • 승인 2018.04.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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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타고 투표소에 도착했는데 계단이 10개나 되는 곳이었어요.”“투표소가 2층이어서 승강기를 타려고 했는데 공간이 비좁아서 회전반경이 안 나와 접근하기 어려운 곳도 있었어요.”“투표소에 장애인 화장실이 없어 용변을 보지 못한 적도 있어요.”

6·13 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평등한 참정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정권은 헌법으로 보장된 시민의 권리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환경에서 투표 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누구나 동등하게 누릴 수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헌법으로 보장된 참정권을 여전히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주민 참정권 보장 및 증진을 위한 2018 은평인권포럼’이 은평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 가족, 장애 관련 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4년간 장벽없는마을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투표소에 대한 장애인 접근권 모니터링 운동을 한 박영민 전 장벽없는마을을만드는은평사람들(이하 장은사) 활동가, 박성준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소장, 김정아 성북구 인권센터장이 발제와 토론을 했다.

박영민 활동가는 “역사적으로 여성·빈민·흑인이 기나긴 투쟁을 통해 참정권을 확보하였듯이, 2018년 장애인의 참정권 또한 현실을 마주하고 바꾸고자 하는 장애인의 투쟁으로 지금까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 투표소를 가기 위해 누군가가 협력하여 휠체어를 번쩍 들어 2층에 올렸다 다시 지상으로 내려야만 하는 모욕의 순간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투표소가 물리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선거법상 모든 투표소에 신체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임시기표대에 대해서도 박영민 전 활동가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박 전 활동가는 “편의 지원 관점에서는 합리적일 수 있으나 당사자 입장에서는 유쾌한 경험이 아닐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땅한 권리마저 늘 겪고 있는 ‘막인’의 굴레와 특별한 시선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전체 투표소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학교 관공서 공공기관인데 이조차 ‘교통약자 편의증진법’에 따른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이 제정된 이후 건물에 장애인 편의시설 유무 확인만 하다 보니 건물이 처한 주변 환경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얘기다. 서울기독대학교 투표소는 1층 로비에 위치하고 있는데 정작 1층까지 올라가는 언덕 자체가 건물 한층 높이에 달해 신체 장애인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한다. 이는 인근 덕산중학교나 상신초등학교도 마찬가지로 신체 장애인들이 언덕을 올라가는데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 같은 투표소 접근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표소를 지정하는 각 지역 선관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선관위는 투표소 확정 공고 한 달 전에 투표소 편의시설을 점검한다. 이렇다보니 매번 접근성이 떨어지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문제의 투표소들이 계속해서 지정되곤 하는 것이다.

이에 김정아 성북구 인권센터장은 “투표소 접근권 해결을 위해 선관위는 항상 선거가 열리기 두 달여 전에 지역 장애인 단체와 모니터링 결과를 두고 회의를 한다”며 “매번 두 달여 전에 협의를 하다 보니 당장 새로운 투표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장 오는 지방선거는 어려울지라도 다가올 2020년 총선을 목표로 정해두고 지역선관위와 장애단체들이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벽없는마을을만드는은평사람들은 2010년 지방선거부터 투표소 장애인 접근성을 주제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는 실태조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은평구에 있는 투표소 100곳을 모두 모니터링 했다. 2016년 총선엔 기존 전수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신규로 투표소가 설치된 곳과 과거 조사 때부터 문제 삼았던 곳을 집중하여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투표소 중 가장 열악했던 미성아파트 관리사무소(불광1동 제4투표소)가 투표소에서 제외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정민구 기자  journalkoo@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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