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자료로 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이야기> 출판

중국 운남성 송산위안부 <사진제공 :서울대인권센터>

 「끌려가다, 버려지다, 우리 앞에 서다 – 사진과 자료로 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이야기(이하 위안부 이야기)」가 출판됐다. 이번 사례집은 서울시가 서울대인권센터 정진성교수연구팀(이하 서울대 연구팀)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 16인의 증언과 여성국제법정 4건의 주제와 미국, 태국, 영국 현지조사를 통해 새롭게 찾은 역사적 입증자료까지 망라해 분석한 것이다. 이번 사례집은 지난 2016년부터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 사업’의 하나다. 

서울대연구팀은 지난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과 태국, 영국 현지를 방문해서 수많은 자료 가운데 위안부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미·중 연합군 공문서, 포로심문자료, 스틸사진, 지도 등 가치 있는 자료들을 찾았다.

이번 사례집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 인식된 피해 여성들의 인간적인 삶을 소개하고 한국인 피해 여성들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버마 등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으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지도도 함께 실었다. 지도에서는 피해 여성이 위안부로 끌려간 경로와 귀환 경로가 함께 표시돼 있어 험난했던 여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도 ‘~할머니’ 대신에 피해 여성의 이름으로 풀어냈다. 위안부 피해 여성의 이야기가 ‘할머니’시점에 묶이기 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시대 모순 속에서도 삶을 일구어 낸 여성의 이야기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배봉기 할머니 모습, 1979년 촬영 <사진제공 : 서울대 인권센터>

사례집에 나오는 문옥주 피해자는 192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반짝거리는 보석을 줍는 꿈을 꾸고 아이를 낳아 옥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고 홀로 된 어머니와 네 아이가 남겨졌다. 

열여섯이 되는 1940년 가을, 친구 집에서 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일본인 헌병, 조선인 헌병에게 붙잡혀 북만주의 동안성으로 보내진 후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다. 매일 30명 정도의 일본군 군인들이 찾아와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다 1년 만에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가난한 집을 위해 문옥주 할머니는 다시 집을 나서야 했다. 식당일이라는 말을 듣고 따라간 곳은 버마 랑군이다. 도착해서야 그곳이 삐야(위안소)라는 걸 알았다. 

아라칸산맥을 넘으면서도, 계속되는 공습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도 위안소 생활은 이어졌다. 이후 랑군에서 배를 타려다가 발이 미끄러져 강에 빠졌다. 삼킨 물을 토하면서 의식이 돌아왔고 “죽지 않았어. 죽지 않았으니 울지 않아도 돼.”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위안부 이야기’에는 기업 위안부 피해 여성들과 2000년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에서 피해를 증언한 남·북한, 중국, 대만, 필리핀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겼다. 또한 한국정부에 피해 등록을 하지 못했거나 뒤늦게 피해를 드러냈지만 정부등록과정에서 작고한 피해여성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이번 ‘위안부 이야기’ 출판에 참여한 박정애 교수는 “위안부 피해 여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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