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폐 2인 선거구제 폐지돼야

왼쪽부터 김미경 서울시의원,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 이순자 서울시의원

국회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이 연기된 가운데 ‘은평구 선거구획정 시민토론회’가 13일 녹번동 즐거운소통에서 열렸다. ‘은평구의원 19명 중 8명 무투표 당선,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 주민들의 다양한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3~4인 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 돼야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토론회에 앞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지난 1월 발족한 ‘정치개혁 은평행동’은 4인 선거구 확대에 대한 찬반 공개질의서를 은평구 서울시의원 4명에게 모두 보냈다. 4인 선거구 확대에 찬성한 이순자 의원(녹번·응암1·2·3, 더민주)과 김미경 의원(수색·증산·신사1·2, 더민주)은 4인 선거구 확대에 찬성하며 토론회에 참석한 반면 이현찬 의원(불광1·2,대조역촌, 더민주), 장우윤 의원(구산,갈현1·2,진관, 더민주)은 공개질의서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비례민주주의연대 하승수 공동대표, 정의당 서울시당 서주호 사무처장 등이 발제자로 참석하고 시민 오십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하승수 대표 “경쟁 없는 선거는, 선거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

토론 발제자로 나선 하승수 대표는 선거가 경쟁 없이 무투표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선거제도 체계가 바뀌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하승수 대표는 현행 2인 선거구제를 비판하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살당공락'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이는 2인선거구에서는 살인자도 거대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고, 공자님이 오더라도 거대정당의 공천을 못 받으면 낙선한다는 얘기”라며 “실제로 서울시 구의원 선거의 현실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2인 선거구제로 인해 특정 정당이 당선을 독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데, 이렇다보니 군소정당이나 무소속 출마자들이 출마의지를 잃어 무투표 당선이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경쟁 없는 선거는 선거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서주호 사무처장은 발제를 통해 개혁적인 서울시선거구획정안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노골적인 반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침묵으로 일관한 방조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지방선거 투표일 6개월 전까지 선거구 획정 안을 각 광역시의회에 제출해야한다고 명시 돼 있으나 17개 광역시는 단 한 곳도 광역시의회에 기초의원선거구획정안을 제출한 곳이 없다”며 “이는 직무유기고 법위반”이라고 말했다.

또한 “촛불 개혁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민주당이 침묵으로 일관하며 선거제도 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행위를 멈추고 선거제도 개혁에 찬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경·이순자 의원 “선거제도 개혁에 동의하나 중앙당 입장은 알 수 없어"

토론자로 참석한 김미경 의원과 이순자 의원은 4인 선거구제 확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안에 대해 찬성했다. 하지만 이는 개인적인 의견일 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중앙당의 의견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미경 의원은 선거제도 개혁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동시에 이미 은평구는 양당독식구조가 아니라 다당제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은평구의원들이 무투표로 당선됐지만 능력에 따라 제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 독식구조인 타 자치구와 달리 은평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다당제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미 은평구는 진취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자 의원 또한 “개인적으로는 선거제도 개혁에 찬성하지만 아직까지 중앙당이나 서울시당의 입장이 공식적이지 않아 앞으로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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