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측은 재정부담 이유로 폐교 선언, 학부모들은 일방적인 폐교선언 받아들이기 힘들다 밝혀

불광동에 위치한 은혜초등학교가 지난 12월 28일 학교 알리미를 통해 학교를 폐교하겠다고 밝혀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은혜초는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도 마친 상태였지만 수년간 이어진 학생 결원으로 재정적자가 누적돼 폐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은혜초는 학부모들에게 “수년 동안 지속된 학생 결원으로 재정적자가 누적돼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법부법인 자문을 받아 2018년 2월 말 폐교를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긴 가정통신문을 전달했다.

학교 알리미에 공시된 은혜초의 재학생수는 2015년 255명, 2016년 277명, 2017년 254명으로 정원 350명을 채우지 못한 상황이 수년간 지속됐다. 또한 2018학년도 은혜초 신입생 경쟁률은 0.5대 1(정원 60명 중 30명 지원)로 미달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미달로 폐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은혜학원은 지난해 12월 9일 이사회를 통해 폐교를 결정했고, 학교 측은 2018학년도 신입생 학부모들과 개별적으로 연락해 입학등록을 받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그렇지만 서부교육청은 은혜초가 이사회 회의록만 냈을 뿐 학생분산계획이나 교직원처리대책 등 폐교 후속조치는 마련·제출하지 않았다며 폐교 신청을 반려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은혜초가 폐교에 필요한 부가 서류를 하나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향후 다른 학교로 옮겨갈 학생의 부모들이 모두 폐교 동의서를 작성해야만 하는 데다 학교 재산처분방법, 교직원 고용 등의 계획서가 없어 보완하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결국 은혜초는 폐교신청을 위한 구비서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신청서부터 제출한 것이어서 구성원들의 동의절차도 생략한 채 폐교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은혜초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학교에 폐교를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2월까지 예정된 교육활동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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