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시민신문 13주년을 축하합니다

11월 20일 은평시민신문 창간 13주년 기념 잔치를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보자마자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지상 이사장님의 라이브를 듣고 싶기도 했지만 은시문의 발자취를 더 알고 싶었고 은시문을 만드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고 싶었다. 

 은평시민신문을 알게 된 건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학교의 담장을 넘어 동네로 나온 교사로서 처음 구경 간 곳이 재미난장 이었다. 그곳에서 은평주민들의 많은 활동을 알게 되었고 은시문의 구독자가 되었다.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지지하고 싶었다. 민주주의는 주민들의 작은 조직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은평과의 인연이 어느덧 7년이 되었다. 새내기 은평 주민, 은평 교사에서 이젠 제법 터줏대감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린 시절 내내 관악구에서 살았던 나는 관악구 외의 세상을 상상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묘소를 오가며 보았던 은평의 낯선 풍경은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았고 오랜 세월이 흘러 은평구의 주민이 되었다. 그냥 북한산이 보이던 그 동네에 살고 싶었던 것 같았다. 은평에서 살게 된 요즘이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닌가 싶다. 네 살 이후 사라진 내 유년의 풍경을 다시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거니와 활기차고 정다운 사람들의 모습이 훈훈하고 좋다. 이런 은평의 구석구석 소식을 전해주는 은평시민신문은 내게 든든한 이웃이다. 

 2주마다 신문이 배달되면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신문을 펼쳐들고 들어온다. 내 이웃의 어떤 소식이 있을까, 내가 아는 이웃이 쓴 글이 들어있지는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우리 마을의 이야기나 우리 학교의 이야기가 실린 란은 천천히 꼼꼼하게 읽게 된다. sns에서 학교 동료나 학부모님들과 기사를 돌려보며 좋아라하기도 한다. 욕심 같아서는 우리 마을과 학교에서 벌어지는 재미있고 자랑스러운 이야기를 더 많이 실어달라고 조르고도 싶다. 

 은평시민신문에서 어떤 기사를 더 자주 보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은평의 풍경과 역사를 담은 그림이나 포토에세이가 자주 있으면 좋겠다. 은평에 사는 문화예술인들의 글이 연재되어도 좋겠다. 내 이웃이 읽은 책의 독후감이나 내 이웃의 여행기를 읽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은평시민신문 창간 13주년! 다시 한 번 축하와 지지를 보낸다. 은평 주민에게 더 많이 스며드는 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언제나 정의의 칼날을 벼르며 진실을 실어 나르는 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앞으로도 쭉 은평의 주민으로 살 거니까 은평시민신문을 언제까지나 구독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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