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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성 공무국외여행 방지하려면 조례로 업무연관성 높이는 규정 필요"
  • 정민구 기자
  • 승인 2017.11.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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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계획 시 무엇을 보고 올 것인지 목적 명확히 해야
-심의위원회의 건강한 비판이 건강한 공무국외여행 만들어

지난 11월 6일 은평구의회 재무건설위원회 의원들이 그리스로 7박 9일 일정의 공무국외여행을 떠났다. 수년째 관광성 외유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목적 없는 관광성 국외여행 일정을 계획에 담았다.

수년간 외유성 국외여행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구로구의회는 지난 2014년에 공무국외여행조례를 제정하고 외유 논란을 불식시켰다. 관광성 일정을 일체 배제하고, 비판적인 주민과 시민단체가 심의위원회 위원이 되어 감시·견제를 했기 때문이다. 의회 개혁을 위해 조례 제정에 앞장선 구로구의회 김희서 의원(정의당, 오류1,2동, 수궁동)은 “공무국외여행은 과정이 투명해야하고, 목적이 분명한 여행을 계획해야만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9일 김희서 의원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의회에 입성하자마자 국외공무여행 조례를 제정한 이유는 뭔가?

지방의회에 대해 매년 끊임없이 이슈로 부각되는 것 중 하나가 외유성 공무국외여행이다. 대표적으로 2014년 은평구의회의 표절 논란, 올해엔 광주 서구의회 의원들의 패키지 관광 논란, 충북도의회의 레밍 논란 등이 그 사례다.

공무국외여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구의회가 자기개혁을 통해 신뢰를 되찾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 때 공약으로 내세웠고, 의회에 입성하자마자 의회가 갖고 있는 불신 요소인 공무국외여행 문제 해결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앞장섰다.

-조례를 제정하자고 했을 때 다선 의원들의 불만이 있었을 것 같다.

맞다. 다선 의원들이 조례 제정에 동의하면 과거에 다녀왔던 공무국외여행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의회가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일이라며 의원들을 하나하나 설득해나갔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의회 개혁의 취지를 정확하게 설명했고, 2015년 1월에 ‘구로구의회 공무국외여행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조례를 제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는 무엇인가?

여행 준비과정부터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투명성’과 정확한 목적을 갖고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업무연관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특히 업무연관성을 높이기 위해 공무국외여행 심사기준으로 “지역 현안에 대한 비교시찰 및 의정활동 향상을 위한 여행이어야 하고, 국외여행 이외의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계획과 관광성 일정은 배제한다”고 못 박았다.

-구로구의회는 공무국외여행에서 업무연관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의원들끼리 오랜 시간 고민을 한다. 특히 지역에서 이슈로 부각하는 것들을 모아놓고 국외여행을 통해 배워올 수 있는 것이 있는지 검토한다. 의원들이 함께 목표를 정하면 여행사 공모를 한다. 단, 여행사에 의원들이 정한 목표가 계획에 담길 수 있도록 제안을 한다. 대부분 여행사들이 관광 일정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회가 어떤 여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전달해야만 한다.

국외여행 목표가 분명해지다보면 자연스럽게 구로구의회와 다른 나라들을 비교하기 위한 관공서 방문 일정이 늘어난다. 단순히 청사를 찾아가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요식행위가 아니다. 외국의 소방서, 노동경제부, 교육기관 등 관계자를 만나 설명회와 질의응답 일정을 수행하는 계획이다. 물론 외국의 관공서 관계자를 만나 회의를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국민 혈세로 다녀오는 여행인 만큼 의원들과 의회 사무국은 관공서 관계자를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자치구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공무여행이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은평구의회 공무국외여행 심의위원회에는 의원 2명이 당연직으로 참석하다 보니 비판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충분히 비판받을 만한 지점이라 생각한다. 구로구의회는 조례에 “여행당사자는 심사위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행당사자가 심사위원이 되는 것은 시험 보는 사람이 시험지를 점검하고 채점하는 꼴이다.

공개모집으로 구성된 현재 구로구의회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에는 총 7명 중 건강한 비판을 하는 시민사회단체 대표가 4명이 참석한다. 의원들의 고민이 충분히 담긴 계획서여도 심의위원회에서 많은 수정이 이루어진다. 심의위원회는 예산과 일정 변경을 요구하는데 이를 대부분 반영한다. 이 같은 심의위원회의 건강한 비판이 건강한 공무국외여행을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구로구의회 의원들의 국외여행 결과보고서에는 의원 개인보고서가 첨부돼 있는 점이 독특하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조례에서 “여행 중 부여된 개별임무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조례가 이렇다보니 의원들은 여행에 가서 매우 적극적이다. 스스로 기록해야하며 생각을 해야만 한다. 개별보고서를 모두 훌륭하게 쓰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여행을 가서 넋 놓고 있지 않는다.

-공무국외여행 조례가 제정된 뒤 다녀온 국외여행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는 어떤가?

매 시즌마다 프로야구 팀들이 모든 경기를 완벽하게 치루기는 어렵다. 이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준비해서 떠난 공무국외여행도 목표를 완벽히 달성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투명성, 여행 사전 준비, 다음 여행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심의위원회의 비판 기능 등을 담고 있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보니 주민들로부터 점차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또한 공무국외여행 조례 제정으로 자기개혁을 한 구로구의회 모습에 대해 언론에서 조명해주다 보니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조례 제정도 앞장서고 의회가 신뢰를 받고 있는 중인데, 김희서 의원은 왜 단 한 번도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나?

대부분의 의원들은 공무국외여행을 왜 가냐는 질문에 ‘행정자치부가 정해둔 예산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굳이 국외로 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충분히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다만, 의정활동의 도움이 되는 정보를 외국에 가야만 알 수 있다면 그 때는 가야한다는 개인적인 소신이 있다. 그래서 지난 3년간 두 차례 개인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독일에 다녀온 적이 있다. 정말로 꼭 필요하다면 직접 돈을 내서라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행정자치부가 정해둔 예산이기 때문에 여행을 가야만 한다며 전국의 지방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2월경에 국외공무여행을 다녀올 것이다. 선거로 정신없을 틈을 타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다. 이는 ‘공무여행’이 아니라 ‘공로여행’이다. 의원들 중 50% 이상이 바뀌는데 이 예산은 새로 선출 될 의원들을 위해 남겨둬야만 한다. 뜻이 있는 지방의원, 시민단체, 언론은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며 문제제기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정민구 기자  journalkoo@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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