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시절은 유명한 사람들의 삶속에서 어느 일정 기간 동안 존재감 없이 존재하는 시간으로, 감동의 스토리를 엮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유명해졌다면 누구든 이름 석 자가 알려지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아무리 네트워크가 잘 되어있는 세상이라고 해도 이름 석 자 알린다는 건 만만찮은 일이다. 유명해지거나, 나름 성공했다고 인정될 때까지 알게 모르게 주위에 서포터도 있었을 것이다. 

그 중에서 가족, 특히 부모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자식이 잘되었다고 인정받는 경우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어 하는 자식이 있을 경우 부모는 더 많은 기도와 근심걱정으로 온밤을 지새운다. 자나 깨나 오로지 자식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하물며 자식이 장애가 있을 경우 어머니들은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아 늘 죄책감을 떨치지 못한다. 미안함에 장애자식에게 올인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 장애정도가 심할수록 부모의 노고는 심해질 수밖에 없다. 

발달장애인을 주인공으로 가슴 뭉클하게 울리는 드라마틱한 사연들이 종종 전해져 온다. 마라톤, 수영, 악기연주, 성악, 연극. 영화화 된 것도 있고, 요즘엔 SNS에서 발달장애인의 다양한 활동을 쉽게 접한다. 이들이 영화나 매스컴에 나올 때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속앓이가 시작된다. 영화나 텔레비전을 본 지인들에게 어김없이 연락이 온다. 엄마들이 열심히 데리고 다니며 가르치니까 장애인들도 잘 하더라 면서 대단한 정보인양 위로한다. 

누구는 열심히 안 가르쳐서 이 모양인가....... 그런 전화는 받기도 싫다. 지인들을 만나기가 두려워 진다. 비교는 행복을 부러뜨리는 칼과 같다. 

많은 발달장애인부모들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무명생활을 할 것이다. 방바닥에 등 어리 대고 편하게 잠 한번 자 보는 게 평생소원이라는 어머니도 장애자식 때문에 불행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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