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현 노무사의 노동상담 이야기 1]

최승현 노무사

10여 년 전 직업전문학교 선생님을 만났다. 열심히 가르쳤던 학생이 취업을 나갔다 손가락이 잘리고 심하게 다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할 말이 없어서 답답하고 미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노동법을 함께 공부하는 모임에 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함께 노동법을 공부하다가 본인 또한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5,6년이 넘게 일을 했지만 정규직보다 임금도 적게 받고, 고용도 불안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학생들에게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라는 것을 이야기하려면 스스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주체가 되어야 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권리를 주장하기로 했다. 교섭을 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슈를 만들어 싸웠고, 파업을 했고,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수 년 동안의 투쟁으로 결국 다른 모든 이들이 정규직이 됐지만 그는 현장에 함께 할 수 없었다. 나는 그가 노동조합을 만드는 일에 함께 했고 그 이후 공인노무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공인노무사로 합격을 해도 막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어떤 분야를 전문으로 해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산업재해 관련한 부분의 공부와 경험을 쌓아보기로 했다. 관련 일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일을 했고, 수많은 산재 상담과 사건을 접했다. 사고, 질병, 자살, 진폐증 등 많은 아픔을 마주해야했고 그것에 대해 아는 지식으로 설명하고 함께 울고 웃었다. 

가장 낮은 곳의 노동자들과 함께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공인노무사가 됐는데 다른 계기로 ‘이주노동자’를 상담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지속하지는 못했지만 이주노동자들의 상담과 사건은 충격 그 자체였다. 또한 아르바이트노동조합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하면서 알바노동자들 상담을 하게 됐으며, 은평에서 요양보호사들을 중심으로 한 단체, 노동조합들을 만나면서 상담을 하고 함께 지내게 됐다. 

노동상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나오는 사례부터 이야기 해보려 한다. 살면서 내가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은 일들, 남의 일이라고 밀어 놓았던 일들을 노동상담에서 많이 만나게 된다. 대부분은 예상되는 상담내용들이지만 그 일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것이고 무척 당혹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상담내용 중에 제일 많은 것은 임금체불문제다. 산업재해 관련 상담이 충격이 큰 사건이고 노동조합 관련 상담으로는 부당해고 사건 등이 있었다. 다음 호부터는 하나씩 본격적인 노동관련 이야기를 풀어가려한다. 사례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노동법에 대한 지식도 쌓고 노동사건이 어떤 과정으로 풀어지는지도 알게 되고 우리나라의 노동행정, 노동법 등의 문제는 무엇인지 함께 느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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