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문학의 큰 별’ 고(故) 이호철 기린다

고(故) 이호철 작가

소설 ‘탈향’ 작가이자 분단문학의 거장 고(故) 이호철 작가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는 문학상인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의 초대 수상자로 소설 <화산도>의 김석범(92) 작가가 선정됐다.

은평구청은 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을 선포하고 초대 수상작가로는 김석범 작가, 특별상 수상작가로는 김숨 작가가 선정됐다.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정하게 된 배경으로는 남과 북의 분단을 잇는 통일의 길목 은평의 지역적 상징성과 50여년간 은평에 살면서 소시민 및 실향민의 삶을 어루만져온 통일문학의 큰별 이호철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앞으로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전 지구적 차원의 분쟁·차별·폭력·전쟁 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사유하고 극복하기 위해 문학적으로 실천하는 세계 작가들에게 시상될 예정이다.

초대 수상작가로 선정된 김석범 작가는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한 재일조선인으로 1957년 4·3사건을 다룬 최초의 소설 <까마귀의 죽음>을 발표해 전 세계에 제주 4·3사건의 진상을 알렸다. 1976년에는 제주4·3사건을 주제로 한 대하소설 <화산도>를 일본 문예 춘추사 ‘문학계’에 연재했다.

<화산도>는 1997년까지 연재됐으며 원고지 3만매 분량의 원고를 탈고했다. 일본 문학계는 김석범 작가를 일컬으며 “20세기 최후를 장식하는 금자탑”이라는 극찬을 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김석범 작가는 남과 북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경계의 삶을 살면서 제주 4·3사건의 진상규명과 문학적 형상화, 평화와 인권 운동에 생애를 바쳐온 분”이라며 “모국을 떠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적 촉각은 항상 예리하게 조국의 현실을 향하고 있었다”며 심사평을 밝혔다.

또한 김숨 작가는 삶의 현실에서 느끼게 되는 불안과 절망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포착하는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 <투견>, <국수> 등의 소설을 통해서는 인간 내면의 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오 연민, 사랑이라는 주제 의식을 형상화했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그린 <한 명>을 통해서는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진 작가이기도 하다.

은평구는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자문위원회 및 운영위원회, 심사위원회 등을 운영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 선포식에서 “이호철 선생이 말한 귀향은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회귀나 복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분단에 아픔을 극복하는 언어다. 또 통일이라는 우리 시대의 상흔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문학정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파주 DMZ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한 통일로 문학상 부대행사로는 이호철 작가의 삶과 문학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고(故) 이호철 작가 심포지엄’이 오는 16일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제1회 수상작가인 김석범 작가와 김숨 작가를 초청한 강연회를 오는 18일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