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달 전 동사무소로부터 큰 아이의 장애재판정을 다시 받아 장애재등록을 하라는 통보서가 날아 들었다.

소중하고 귀했던 첫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고 장애인으로 등록시켜놓고도 믿기지 않아하던 때가 엊그제 같았고 적응하는데 만도 꽤 오랜시간이 걸렸건만 이제 또 다시 장애등록을 하라고 한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장애등록이다.
 
우리 아이 가슴에 자꾸자꾸 주홍글씨를 새겨주는 것만 같아 부모로서 마음이 정말 아프다. 5년 전 나는 상처를 덜 받기 위해 5년짜리 장애인등록증을 받아서 동사무소에 등록하였다. 그런데 시간은 속절없이 빨리 흘렀다.
 
이번에 장애재등록을 위해 비용을 알아보니 24만원이란다. 의료보험처리도 안 되는 모양이다. 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이래저래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며 살아야하는 것 같다. 이런 부모의 마음을 뒤로한 채, 장애등록관련 담당자는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 장애재등록을 하지 않으면 장애인 등록증을 말소처리하게 될 거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둔 가정이나 장애당사자는 거친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하는 배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장애 재판정, 재등록이라는 절차가 보기에 따라선 간단한 문제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심각한 인권침해로 받아들여진다.
 
장애도 서러운데 멀쩡한 사람들이 왜 자꾸 아픈 사람들에게 돌을 던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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