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크게 아픈 건 아니지만 쉽게 피곤해 하기에 건강검진 언제 받았는지 물었습니다. 바로 몇 주 전에 받았다는데 어떤 검사를 했는지 결과는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뭐 별 말 없으니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듣고 있는 저는 괜찮지 않았습니다. 혹시 전해듣지 못한 이상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른 검사는 안 해도 되는지, 그래서 약을 먹자고 해야 할지, 그 정도로는 병원에 안가도 괜찮다고 말할지 아무것도 답할 수가 없어서요. 매일 검진을 담당하는 의사인데도 답답했습니다.

국가건강검진을 하면 기본항목으로 시력, 청력검사, 체중, 혈압 등을 보고 가슴엑스선촬영을 해서 폐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소변검사, 피검사를 해서 혈색소-빈혈수치라고 하는 것과 간기능, 신장기능, 콜레스테롤 수치도 보고 만40세에는 B형간염이 있는지도 봅니다.

몇 장 되는 설문지를 체크하면 건강생활 상태가 어떤지 나중 건강에 영향을 줄 가족의 질병이나 본인의 질병에 대해서도 파악하게 되고 간단한 우울, 인지장애가 있는지도 보게 되지요. 우리나라는 위암의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아 내시경을 하기도 하고 질환이 염려되는 경우는 추가로 초음파를 보기도 합니다. 66세가 되면 골다공증 검사도 합니다.

어머니는 건강검진 받을 때 의사도 못 만나고 요새 피곤하다고 이야기도 건네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어머니께 검진 잘 받는 방법을 귀띔해 드렸습니다. 그 방법을 독자 여러분들과도 공유하려 합니다.

만 40세 이상이면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생연도에 따라 검진 년도가 달라지는데요. 짝수 해 출생자는 짝수 해에 검진을 받을 수 있고, 2017년인 올해 같은 경우에는 홀수 해에 태어난 출생자가 검진 대상입니다. 건강검진 통보서에는 12월31일까지 받으라고 안내되어 있어서 느긋하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연말에는 예약도 밀리고 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기다리는 시간도 많고 검진 받는 사람도 많아서 지쳐서 돌아올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11월, 12월처럼 사람 많은 때에 건강검진을 하지 말고 미리미리 하는 게 좋습니다. 건강검진 대상자 조회는 인터넷 민원24 포털,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찾기 어려우면 의원으로 전화해서 물어봐도 됩니다. 혹시 작년에 건강검진을 받지 못했다면 올해 대상자로 수정될 수 있는지 보건소에 문의하면 됩니다.

전일 금식은 검진예약시간보다 12시간 전부터 하는 게 좋습니다. 너무 짧으면 고지혈증 수치가 높아요. 혈압약은 병원 도착 한 시간 전에 먹고 당뇨약은 전일까지 다 먹고 당일 아침만 뺍니다.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내시경 하기 일주일 전에 처방받은 병원에서 문의하면 됩니다. 설문지도 길고 위에 검사들을 다하면 한 두 시간은 금세 지나가 버립니다. 몇 가지 검사만 추가되어도 오전이 훌쩍 지나니 검진날짜는 일정을 비우는 게 좋습니다. 생리중이거나 평소 소변이 불편하면 소변 받아 낼 때 귀띔해 주세요. 결과서  받을 주소도 꼭 확인하고요.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그룹은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뇌혈관계 사망률 42% 질환 발생률이 18% 낮았다는 서울대병원 보고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말씀드린 건, 건강검진은 꼭 하고 이왕이면 변화의 추이를 볼 수 있도록 같은 병원에서 하고 사람 붐비지 않는 여름에 하시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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