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상상허브 3주년…사회적 경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

민간 위탁 기관이 사회적협동조합 은평사회혁신기업네트워크로 바뀐 은평구사회적경제허브센터(이하 은평상상허브)가 지난 22일 3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고 올해 사업 계획과 비전에 대해 알리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수탁운영 기관이 중간지원조직 (사)씨즈에서 은평사회혁신기업네트워크로 바뀐 은평상상허브는 올해 변화기를 맞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은평상상허브를 이끌어나갈 박치득 은평구사회적경제허브센터장과 함께 센터의 운영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은평상상허브의 지난 3년의 시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나?

“은평상상허브는 사회적 기업 창업자들에게 사회적 경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든든한 지원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은평상상허브는 사회적 경제를 은평구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드는 정착기였다. 또한 지역공동체의 활동 거점으로서 지역문제 해소를 위한 주민참여를 확대하는 기회를 제공한 시간이었다.”

- 정착기동안 아쉬웠던 점이 있었을 것 같다.

“(사)씨즈는 아무래도 중간지원 조직이다 보니 은평상상허브에 집중하지 못했다. (사)씨즈에게 은평상상허브는 여러 지원 조직 중 하나였기 때문에 운영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1년간 은평상상허브를 운영할 은평사회혁신기업네트워크는 당사자 조직이다. 그러다보니 온전히 은평상상허브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은평사회혁신기업네트워크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NPO들과 함께해 온 정서적 유대감이 있기 때문에 상호간에 신뢰가 바탕이 되어있다. 유대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은평상상허브를 잘 이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올해 은평상상허브의 지역의제 전략사업은 무엇인가?

“의제는 많은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만을 위한 전략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은평상상허브가 추진하려고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지역공동체 내에서 통용되는 ‘공동체 화폐’다. 

경제공동체 없는 마을공동체는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마을이라는 게 결국 경제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의 생산자인 사회적 기업, 소비자인 지역 비영리단체(NPO)나 마을 주민. 이 모두가 같이 협력하고 연대해 공동체 화폐를 통용하는 역할을 하며 마을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공동체 화폐, 지역 화폐 등은 실패한 사례가 많지 않나?

“뜻이 좋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한 사례는 굉장히 많다. 은평구만 놓고 보면 50만 인구인데 구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실패한 사례에서도 지역 전체에 추진하려다가 예산만 낭비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공동체 화폐 사용 단위를 작은 단위부터 단계적으로 할 계획이다.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 건전한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 마을 전체 생태계와 공동체를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먼저 공동체 화폐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시작해 볼 생각이다.”

- 사회적 경제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회적 경제가 비판 받을만한 지점이 있다. 투입 대비 산출효과가 도대체 무엇인지, 관의 지원이나 공동구매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닌지 등이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타당한 비판은 달게 받겠다. 비판의 부분이 사회적 경제의 주체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회적 경제가 사회주의 또는 무용지물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자본 독식의 경제로는 지금 시대의 차별과 양극화 등을 극복하기 어렵다. 그에 대한 선택지로 사회적 경제가 갖는 일정정도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 사람중심, 극대이윤이 아닌 적정이윤, 인권에 바탕은 고용 등이 사회적 경제가 갖고 있는 역할과 기능이다. 이런 가치를 지향하고 확산되면 세상은 조금씩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적 경제에 대한 타당한 비판이 되는 지점에서 은평상상허브는 예비 창업가와 사회적 기업에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