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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작은 산 이야기 ⑤> 아이들은 숲에서 논다
  • 김민수 / 생태보전시민모임
  • 승인 2017.02.0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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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5개월 된 딸에게 키워지는 아빠다. 환경단체 활동가이다. 그리고 은평에 산다. 은평에는 산들이 많이 있다. 생태보전시민모임이 있다. 그리고 ‘숲동이놀이터’가 있다.  

은평에 위치한 생태보전시민모임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육아 공동모임이 있다. ‘숲동이놀이터’다. 2009년에 3살부터 7살까지 자녀를 둔 8명의 생태보전시민모임 회원 엄마들이 모여 만들었다. ‘가르치는 지식보다 자연의 감수성을 키워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에 공감해서 만들었다. 숲동이놀이터 아이들은 숲에서 한나절을 논다. 숲에서 또래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놀고 싶은 만큼 논다. 벌써 숲동이놀이터가 8기까지 활동했다. 

숲동이놀이터는 북한산 같이 큰 산에서도 놀기도 하며, 이말산 같이 작은 산에서 놀기도 한다. 그리고 숲에서 만나는 모든 생명들과 함께 논다. 생명들과 관계를 맺는다. 숲동이놀이터의 놀이 장소 중 하나인 이말산은 은평뉴타운이 위치한 진관동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산이다. 이말산의 '이말'이란 '말리(茉莉)' 또는 '재스민'이라 불리는 식물을 뜻한다, 말리라는 식물이 이 산에 많아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조선시대 내시와 궁녀들의 묘를 비롯해서 일반인들의 묘가 이말산 곳곳에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성저십리(城底十里)라 하여 도성에서 십리 거리까지는 묘를 쓸 수 없었다고 한다. 이말산이 성저십리 바로 바깥쪽에 해당한다. 지금도 이말산에 가면 석물과 분묘들이 곳곳에 있다. 

그러므로 이말산은 사람들의 삶의 한부분이다. 생의 한 부분이 존재하는 이말산에서 새로운 생의 한 부분이 만나서 어우러지고 있다. 

숲동이놀이터 터가가 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나바호족의 노래를 빌려온 건데 조금 바꿔 부른다. 

“나는 하늘 끝까지 가 보았네. 나는 바다 끝까지 가 보았네. 나는 땅의 끝까지 가 보았네. 세상 모든 것들이 나의 친구”


숲동이놀이터 터가를 흥얼거리다보면 아이와 나와의 관계, 아이와 자연과의 관계, 아이와 생명의 관계가 있다. 관계들이 주는 마음이 느껴진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나는 아이는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숲동이 아이들을 보며 또 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나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아이는 내가 보고 듣고 하는 것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숲의 생명들도 마찬가지다. 어느 것이 키우는 것이 아니다. 그저 관계를 맺고 어우러질 뿐이다.   

김민수 / 생태보전시민모임  epnews@ep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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