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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위원회' 만들기 ①[인디언과 함께 짓는 마을학교 16]
  • 인디언
  • 승인 2017.01.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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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학운위를 함께 해볼까요?”
“샘, 학운위가 뭐에요?”
“허허! 아, 예비학부모지요! 학교운영위원회라고...”
“아, 네! 그렇군요.” (긁적긁적)
“학부모들이 학교에 바라기만 하면 되겠어요? 함께...”
“아, 네! 그래야지요!”
 
이렇게 시작된 학교운영위 활동이다. 개교하는 학교에 아이가 입학도 하기 전에 덥석 수락하고 시작하게 되었다. 선생님들에게 배우면서 은평학부모네트워크 모임에 가서 귀동냥을 하면서 초보 학부모의 좌충우돌 학운위 활동이 4년 동안 이어졌다. 
 
잘 된 밥상에 숟가락 얹지 않으려고 만난 학교
 
 아이 나이가 여섯 살 꽉 채워질 무렵에 교육에 뜻이 맞는 예비 학부모 몇 가족이 초등교육에 대하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학교’를 찾아 떠나는 행복한 부모들의 여정이었다. 몇 가지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여러 학교를 답사하면서 찾아보았지만 그런 교육, 그런 학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을뿐더러 각 가정들의 사정이 같지는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학교는 공립학교이면서 새로운 꿈을 키울 수 있고 미래지향적 교육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비교적 잘 알려진 경기도 여러 학교를 직접 탐방하고 토론을 하면서 나름대로의 청사진을 만들어 갔다.
 
 그러던 즈음에 구면인 어느 초등학교 교장께서 좋은 학교라고 알려지면 전입생 때문에 힘들다는 하소연을 하시면서, 아이를 어디 보낼 계획이냐고 여쭙는 게 아닌가! 왜 스스로 사는 지역에 있는 학교를 혁신하기위해서 노력하지 않고 남들이 애쓰게 차려놓은 잘 된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갈 하시는 게 아닌가! 그리하여 우리는 그림을 다시 그릴 수밖에 없었고, 주변 지역에 눈을 돌리게 되어 새롭게 개교하는 혁신학교와 인연을 맺기 이르렀다.
 
 어설픈 예비 학부모가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만난 학교가 은빛초등학교이며, 아이가 취학 전에 개교 첫해인 이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위원으로 기꺼이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개교준비를 하기 위하여 일찍 학교에 오신 선생님들을 만나서 예비학부모 자격으로 면접(?)을 보았다. 다행히 선생님들께서 후한 점수를 주셔서 면접에 통과하였고, 많은 숙제도 함께 받았다. 앞으로 학부모로서의 모자람을 채우라고 주신 숙제를 아직도 풀어가고 있는 기분이다.
  
설렘 속에 찾아 온 ‘우리 사랑 할 수 있을까?'
 
 미래학교의 역할과 형태에 대하여 많은 담론들이 나오고 있다. 그 중 무엇보다도 마을 커뮤니티의 중심적 역할이 커지고, 마을과 학교가 함께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장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주민 참여형 모델이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
 
 학교 담장을 낮추고 교문을 열어 개방함으로써 마을과 학교가 소통을 하고, 지역사회와 학교교육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교육의 근간이며, 학교운영위원회의 학부모위원들이 주체적으로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때에는 아직 아이가 입학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초대 학교운영위원회에 지역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그야말로 학교 운영의 중추이자, 화백제도와 같이 교육 주체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소통의 장이다. 모든 학교에 있는 공식적인 위원회지만,  본래의 취지에 맞게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학부모들의 건강한 목소리와 전문성을 요하는 위치이기는 하지만, 잘 되지 않는 학교를 살펴보면 권위적이고 관습적인 학교문화에 위해 위축되기 충분한 형편이다.
 
 우리 학교는 다행히 혁신적 마인드를 가진 선생님들이 학부모위원과 지역위원들에게 마음의 곁을 내어주며 위상을 세워주었고, 지역에 있는 학부모네트워크에서 여러 가지 정보와 공부할 기회가 제공되었다.
 
 학교를 구성하는 주체적 요소는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이다. 그러나 많은 학교에서 학부모가 학교 운영의 주체로서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참여에 소외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학교운영위원회는 교사, 학부모 및 지역 인사들이 참여하여 교육의 자치 정신에 기초하여 단위학교의 자율성 및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창의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다. 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에 근거한 법정위원회로서 학교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 또는 자문 및 심의·의결하여 자발적으로 책임지고 학교를 운영하는 학교공동체인 셈이다. 
 사전적 정의로만 보면 책임에 대한 중압감과 전문성에 아무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자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학교장을 위시한 교사위원과 학부모· 지역위원의 현명한 역할 분담이 전제되고 각종 소위원회를 적극 지원하면서 학교에 대한 애정이 보태진다면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학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과 방법론에 차이를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뜻을 모아가는 과정이 위원회의 큰 몫일 것이라 여겨진다. 우리 은빛초 학운위는 크게 자랑할 것은 없지만, 이러한 기조 위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공동체의 뜻을 모아가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측면에서는 모범적(?)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불안에게 영원을 잠식당하지 않아야
 
우리 은빛초는 ‘상상력이 꽃피는 배움·자람·나눔터’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우리 학교의 지향점이자 교육활동의 근간으로써, 이 철학의 테두리 속에서 학교운영이 비롯된다.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인류사가 시작된 이래 수많은 교육담론과 철학이 생성되었다 소멸되었지만, 여전히 시민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시민의식을 고취하는 방향성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랑스런 이 땅에 튼실하게 뿌리박고 살아가기 위해서 현재의 교육이 유효하며, 창조적 미래사회를 이끌어 나가야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에서부터 혁신학교의 교육 기반이 형성되어야 한다.
 
얼마 전에 회자되었던 부모와 학부모의 현실적 차이에 대한 광고시리즈는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우선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서 아이를 미래세대로 키울 것인가라는 관점을 정리해야 하고, 또한 어떤 학부모로 아이와 함께 경쟁과 이기로 점철된 교육현실을 헤쳐나 갈 것인가 하는 관점이 서로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일원이지만 한 아이의 책임 있는 부모로써 사고하고 함께 하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사유하고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성적’이 아닌 ‘배움’이어야 하고, ‘점수’가 아닌 ‘학력’이어야 한다. 펄펄 끓는 기름통에 집어넣어서 일방적으로 튀겨내는 치킨집의 후라이드 치킨 같은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협업하면서 자기주도적인 삶의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야말로 미래사회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시민상이 아닐까?  더딘 아이 손을 잡아주고 빠른 아이는 더욱 옹골차게 여물게 하면서 배려하고 토론하면서 함께 자라서, 다양한 아이들이 어우러져서 생태계가 건강한 교실이어야 한다.
 
이에 혁신학교의 여러 가지 평가에서 나타난 교육혁신은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과 아이들이 느끼는 자기효능감에 대한 성취가 뛰어나다는 데에 주목하여야한다.
 
점차 혁신학교 선택을 긍정적으로 보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학부모는 목마르고 불안하다. 옆집아이와 이웃학교 비교, 넘쳐나는 진학정보와 떨칠 수 없는 입시정보, 사교육 전성시대, 믿을 수 없는 교육정책, 신자유주의에 편승한 경쟁 과열시대 등으로 인하여 그야말로 불안이 영원을 잠식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순진무구한 마음의 연못을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자 전전긍긍 하지말고 학교 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와 같은 교육 커뮤니티 속에서 터놓고 참여하며 슬기롭게 지혜를 모아서 학교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내야 하지 않을까?  
 

인디언  nodd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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