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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쓸모에 대한 수만 가지 상상 - 서울혁신파크 리빙랩 프로젝트, 비:파크
  • 백난희 / 서울혁신센터 커뮤니케이션팀
  • 승인 2016.06.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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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책이 동났습니다. 그녀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직후입니다. 수상작인 ‘채식주의자’가 일반 대중에게 친절한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분당 10권씩 팔려나가고 있다니 가히 서점가를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굉장히 예외적인 일입니다. 오늘도 수많은 책들이 시장에 쏟아지지만 그 중 잘 팔리는 책은 극소수입니다. 작년 소매품목 중 유일하게 그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통계를 보면 책처럼 유명세에 명운이 갈리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연말연시의 단골손님 또한 책입니다. 해를 마무리하며 가장 아쉬워지고, 해를 시작하며 꼭 다시 다짐하게 되는 게 독서이기 때문이죠. 현대인에게는 평생 숙제와 같은 책과 친해지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마음먹는 이유는 우리 모두 책의 힘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불안한 일상에서 마치 족집게처럼 내 맘을 흔들어놓는 책의 한 구절을 읽었을 때, 우리는 종종 쉽게 온 마음을 내주기도 합니다.

세상 단 하나뿐인 도서관을 만들자

서울혁신파크에서도 책의 가능성에 주목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세 출판사와 시민의 연계를 넓혀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보기로 한 것인데요. 서울혁신파크 속 또 다른 파크, 영단어 ‘Book’의 앞 글자를 딴 ‘비:파크’가 그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년 말 혁신파크에 작은 도서관이 여럿 생겼습니다. 이 작은 도서관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도서관들과 사뭇 다릅니다. 도서관의 책들은 일정한 기간마다 다양한 주제에 따라 교체 됩니다. 대형 출판사의 책 보다는 작은 출판사들의 책들로 서가가 채워집니다. 지난 4월에는 ‘세월호’와 ‘안전’을 주제로 한 책들이 선정되기도 했었죠. 책이 교체될 때마다 작은 도서관들은 새로운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특히 야외도서관은 그 특이한 모양 덕분에도 국내외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래청 2층 오픈스페이스의 비;파크

 

 

▲비:파크스쿨 강연회

뿐만 아니라 책을 주제로 한 다양한 모임인 ‘비:파크스쿨’도 진행되었습니다. 저자와의 대담은 물론 실용서의 경우 책의 내용을 실제로 배워보는 강좌 등 다양한 형태로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주중에도 주말에도 책을 주제로 한 모임에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한계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에 맞추어 책도 온라인으로 그 무대를 확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혁신파크의 작은 도서관들을 바탕으로 생겨난 이 연결이 자유로운 온라인 세상에서 더 크게 확장된다면, 그리고 그런 연결들이 모인다면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책의 또 다른 쓸모를 발견하다

다양한 주제와 서로 다른 깊이를 가진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책’을 매개로 특정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주체들을 모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서울혁신파크의 사회혁신 실험실 리빙랩에서는 활동단체 롤링다이스와 함께 ‘연결의 확장’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보다 큰 상상을 말이지요. 이것은 우리가 책을 만나는 또 다른 방법이자, 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움직임의 시작점입니다.

나에게 찾아온 보물 같은 책 한 권 : 비:파크레터

이제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 메일함으로 찾아옵니다. 책과 관련된 콘텐츠를 이메일로 발송해주는 서비스, 비:파크레터입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차게 담아 주 2회 발송되는 비:파크레터는 단순히 책에 대한 서평이나 홍보가 아니라 필자의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는 책, 최근 외신 이슈와 함께 소개하는 책 등 조금 다른 시선으로 책을 다룹니다. ‘냉소하는 사회에 지친 당신에게’, ‘결혼 언제 하냐는 말이 지겨운 당신에게’, ‘오늘 아침 숙취와 자기혐오에 시달린 당신에게’. 비:파크레터로 발송된 책 이야기의 제목입니다. 구미가 당기지 않나요? 요즘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의 해결책이 되어줄 것 같은 책, 이번주 비:파크레터를 통해 내 곁으로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 비:파크레터 구독하기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진짜 기술 : 비:파크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

누군가가 내 입장이 되어 저자에게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져줬으면 싶을 때, 비:파크캐스트가 여러분의 목마름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드립니다. 이름도 ‘일상기술연구소’인 이 팟캐스트를 통해 현대인의 일상 속 꼭 필요한 주제들을 먼저 고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전자책 전문 출판사 롤링다이스 소속 패널이 저자와의 대화를 이끌어가며 우리가 궁금했던 그 부분을 대신 질문해줍니다. 지난 첫 방송에서는 「적정 소비 생활」의 저자 박미정 코치와 함께 ‘불안을 없애는 돈 관리의 기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네요. 4-60분 정도로 구성된 방송은 출퇴근 시간 무료한 일상의 충분한 활력소가 되어줄 것입니다.

->> 비:파크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 들으러 가기

내가 주인공이 되는 책 경험 : 콘텐츠 실험

오직 저자의 이야기만이 담겨 출간된 책, 우리는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만납니다. 과연 이 방법만이 우리가 책을 만나는 유일한 방법일까요? 책의 생산자와 소비자,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경계를 허물 때 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혁신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이런 가설에서 시작한 실험이 바로 비:파크의 콘텐츠 실험입니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부터 저자와 독자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콘텐츠가 만들어져 책으로 출간되는 방식입니다. 이 세상에 내 이야기가 담긴 책 한권이 있다는 것,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입니다.

우리가 자주, 더 넓게 책을 만나면

책의 위상이 예전같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책을 사랑합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이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책을 직접 만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비합니다. 독립 출판과 우후죽순 생겨나는 작은 서점들은 어쩌면 책을 주제로 한 혁신 활동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르죠. 만약 오늘 내가 읽고 있는 이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인다면 어떨까요. 거기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디까지 나아가게 될까요.

비:파크 프로젝트는 총 5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들어진 연결이 온라인에서 확장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콘텐츠 실험으로 혁신 모델을 만듭니다. 출판 산업의 활로 모색뿐만 아니라, 책을 매개로 만들어진 다양한 연결들은 산재한 일상의 문제를 가운데에 두고 우리가 둥글게 모여 앉을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논의를 시작하게 하고, 더욱 깊게 탐구하게 만드는 힘이 오래전부터 책이 우리에게 선물했던 능력이니까요.

 

비:파크의 파트너 ‘롤링다이스’

롤링다이스는 서울혁신파크의 활동단체로, 조합원 12인으로 구성된 사업자 협동조합입니다. 전자책 전문 출판사이면서 사회적경제분야의 연구 및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혁신파크에서 소규모 출판모델을 기초로 한 다양한 출판혁신 실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롤링다이스’의 제현주 대표에게 비:파크에 대해 궁금한 몇 가지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Q. 비:파크 플랫폼 프로젝트는 평소 대표님의 어떤 고민에서 출발했나요?

A. 사람들이 책과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는 게 제 바람이긴 하지만, 책을 읽는 게 무조건 좋은 일이라는 당위는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도 해요. 그래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쓱'하고 책이 제안되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거든요. "이런 필요를 느끼는데 우연히 거기에 딱 맞는 책을 발견했어!" 같은 말을 듣고 싶은 거죠. 비:파크 플랫폼은 그렇게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우연히 책을 발견하게 되는 다양한 채널을 열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기획하게 되었어요.

Q. 비:파크 플랫폼 프로젝트를 기획/설계하시면서, 어떤 것에 가장 중점을 두셨나요?

A. 개별적인 프로그램, 콘텐츠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파크스쿨의 강연과 비:파크레터의 콘텐츠가, 또 비:파크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의 주제가 하나의 결을 형성하게끔요. 그래서 서로 시너지도 일어나고, 하나의 채널로 유입된 분들이 다른 채널로도 넘어갈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비파크에서 발신되는 모든 콘텐츠가 하나의 맥락 안에서 움직이는 인상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야만 비파크 플랫폼으로 접속하는 분들 사이에 연결성이 생길 여지가 있을 테니까요.

Q. 비:파크캐스트, 비:파크레터의 주제나 필자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지요?

A. 비:파크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는 저성장 시대에 하루하루 충만한 일상을 꾸리는 기술을 연구하는 방송입니다. 삶의 다양한 모델이 점점 더 필요한 시대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분들을 게스트로 모시고 그분들이 가진 '기술‘에 대해 들어보려고 해요. 그리고 그런 맥락 안에서 게스트가 소개해주는 책을 또 이야기하는 거죠. 무작정 '이런 책이 좋아요'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일상기술'의 맥락 안에서 읽힐 수 있는 책을 제안하는 게 더 흥미로울 거라고 생각해요.

비:파크레터도 비슷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여행'이라든지 '달리기' 같이 큰 테마를 놓고, 그 안에서 책의 쓸모를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쓸모를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해줄 수 있는 분들을 필자로 섭외하고 있어요. 롤링다이스 팀에서 직접 쓰는 경우도 있어요. 특히 비:파크의 다른 채널들과 연결되는 맥락에서 책을 소개할 때는 저희가 직접 쓰는 편이 더 효과적이기도 하거든요.

Q. 이 프로젝트와 별개로 서울혁신파크를 무대로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A. 롤링다이스는 작년에 혁신파크에서 [책의 실험 - 챕터 제로]라는 6주 행사를 열었어요. "작은 출판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생산자 관점에서 책과 출판의 다양한 지점들을 고민했는데요,

백난희 / 서울혁신센터 커뮤니케이션팀  epnews@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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