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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광장 '너른 마당이 간직한 시간들'혁신파크를 탐험하는 두 사람 이야기
  • 이나라 / 서울혁신파크 커뮤니케이션팀
  • 승인 2016.05.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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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녹번동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에서 매월 2회 발간하는 소식지 ‘채널 서울혁신파크’에서 가져왔다. 서울혁신파크는 ‘사회혁신’을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도시문제들의 해답을 찾아나가는 공간이다. 또한 시민들에게 특별한 배움과 놀이가 있는 창의공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직 은평구 주민들은 서울혁신파크에 대해 낯설어 한다. 하지만 서울혁신파크는 조금만 알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은평시민신문은 은평구 주민과 서울혁신파크의 접점 찾기라는 의미에서 ‘채널 서울혁신파크’에 실린 글들을 꾸준히 연재할 계획이다.  <편집자주>

택시를 탑니다. 서울혁신파크요. 기사님이 되묻습니다. 네? 아아, 옛날 질병관리본부 자리 아시죠? 그제야 택시가 움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대로 장소의 이름이 정해진다면, 아마 이 곳의 이름은 아직 옛 질병관리본부일 것입니다. 서울혁신파크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된 총 32개동의 작고 큰 건물들은 아직 쌓인 먼지만큼 옛 기억들을 품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그냥 먼지 쌓인 공간일지도, 그저 내버려진 공간일지도 모르지만 바로 그 공간의 오늘을 기억하고자 탐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혁신파크의 정문으로 들어서니, 흐드러진 벚꽃나무가 핀 피아노숲을 마주칩니다. 오래된 건물들만 있을법한 혁신파크에도 따뜻한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네요. 피아노 숲 너머로 귀여운 그래피티가 그려진 컨테이너와 여러 개의 시설물들이 보입니다. 신기한 모습의 야외시설물과 더불어 넓다란 마당이 펼쳐진 곳, 바로 혁신광장입니다.

 

“여러분, 여기 가운데 우뚝 솟은 조명탑이 보이나요? 작년까지 이곳은 테니스장이었어요. 테니스장을 밝혀주던 조명탑 2개를 그대로 보존해서 이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이름이 ‘전봇대집’이에요. 저기 윗층에 빔프로젝터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서 공연, 영화 상영 같은 걸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자, 그럼 밖으로 나가볼까요? 저기 골대가 여러 대 달린 재밌는 농구대, LIVE라는 글씨가 보이죠, 저쪽으로 한번 가볼까요?”

수첩을 쥐고 열심히 설명을 듣는 30여 명의 아이들. 어린이기자단 친구들이 혁신광장에서 투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혁신파크 곳곳을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야외 라운딩 투어라지요.

혁신광장은 지난해부터 '창의놀이터'를 모토로 뚝딱뚝딱 변신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 외관에서부터 이름까지 어느 것 하나 범상치 않은 15여 개의 야외 시설물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생소한 그 모습에 첫눈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찬찬히 둘러보면 가변적인 형태가 꽤나 흥미롭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다양한 시설물이 들어서 있지만, 원래 이 널찍한 혁신광장에 다른 모습들이 있었다는 거 알고 계시나요?

보건 혁신의 중심이었던 그때 그 시절

“이곳 혁신광장은 옛날 질병관리본부의 본관이 있던 자리예요. 1962년에 세워져 30여년간 활용되다 1991년에 철거되었고요. 부지가 만들어지던 초기 시절에는 정문 앞으로 4층 높이의 본관 건물이 있었다고 해요.”

 
▲1960년대 국립보건원 전경. 출처 = 국립보건원 개인소장자료 

종로구 삼청동에 있던 중앙보건원이 1960년, 국립보건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의 혁신파크 자리로 옮겨오게 됩니다. 그 후 기존의 국립보건원, 국립방역연구소, 국립화학연구소, 국립생약시험소 등 4개 기관을 통합한 새 국립보건원이 혁신파크 부지에 입주를 시작했죠. 이 통합된 국립보건원의 본관 건물이 바로 혁신 광장에 지어진 것인데요. 준공되는 도중, 재원이 부족해 스웨덴에서 원조를 받아 마저 지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당시 굉장히 견고하게 지어져 그 터를 파보면 골조가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죠. 그리고 1989년, 현재의 미래청(1동)건물이 완공되면서 약 30여년 우뚝 서 있던 옛 본관은 그 역할을 다하게 됩니다.

 

 : “‘여명의 눈동자’라고 굉장히 유명했던 드라마 모두들 아실 거예요. 저도 초등학생 시절 몇 번 본 기억이 나는데요. 옛 본관이 철거되기 직전에 드라마 촬영 장소로 쓰였다고 해요. 식당에서 일본 군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고 직원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대요.”

한동안 비워져 있던 옛 본관 건물은 1991년에 철거됩니다. 건물 지하에 있던 의료장비도 모두 폐기되는 등, 혁신파크의 전체 부지는 중앙의 새 본관-현 미래청-을 중심으로 모양새가 재편되었죠.

 

만남의 공간으로 꽃 피우던 한때

옛 본관 건물이 헐리고 난 후 혁신광장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었어요. 처음에는 넓은 공터로 쓰이다가, 이후 화단으로 가꾸어졌죠.

건물이 없어지게 되자, 당시 이성우 국립보건원장님이 이 자리에 코스모스 밭을 만들었다고 해요. 생각보다 꽤 넓어서 직원들이 담당 구역을 지정 받아 관리를 했다고 하네요. 너무 많이 자라면 솎아내는 작업도 하셨다고요.”

코스모스가 만개했던 어느 해에는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이곳에서 찍었다고 해요.

 

 
▲사진출처= 청년허브 연구보고서 '청년공간문화플랫폼시범사업 <혁신파크 공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2014 

화단뿐만 아니라 혁신광장은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운동장으로써의 역할 또한 톡톡히 담당했는데요. 처음에는 축구장으로 넓게 활용되다가 테니스 장과 농구 장 등으로 좀 더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 “단지 내 사람들이 자유롭게 운동하는 공간이었죠. 보건복지부 장관배 축구 대회와 테니스 대회가 있어서 직원들이 받은 상장 등 그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어요.”

그 후 농구장 위로 BL-3라고 하는 병원체를 다루는 시설이 세워졌고, 테니스 장은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혁신광장에 남아있었는데요. 작년까지 있었던 테니스장은 일요일이면 과거 질병관리본부의 동호회 회원들이 와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혁신의 자리로 마주하는, 지금

2015년. 혁신광장은 시민들과 혁신가들의 새로운 시도와 활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른 역할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운동 시설과 벤치가 놓인 서울 내 여러 광장들과는 달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벌어지는 혁신파크의 목적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인데요. 과거 질병관리본부가 자리해 있을때부터 이곳은 어쩌면 우리의 문제 해결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닐까해요. 물론 방법은 다르지만 말예요.

 

 
▲사진출처 = <생각과 책도서관> 임준영

 그래서 흙바닥이었던 광장에 인조잔디를 깔고 부지를 감싸고 있던 담장의 일부를 개방했습니다. 다양한 작가 그룹이 참여해서 시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과 놀이 시설을 만들고 혁신파크에 입주한 혁신가들의 실험을 촉진하기 위한 가변적인 복합 시설물, 다목적 공간들을 조성했어요. 혁신광장은 현재 혁신 파크 내 가장 인기 많은 장소가 되었죠.

혁신광장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어린이 예술프로그램을 비롯해, 매월 주말 열리는 은평재미난장, 농부의 시장 등 더 많은 참여 프로그램이 올해, 혁신광장에서 벌어질 예정이에요. 옛 본관 건물이었던 과거에서부터 시민과 혁신가의 놀이터인 현재까지. 변화해온 모습만큼이나 더 많은 접점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모두를 아우르는 혁신광장.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지 않나요?

이나라 / 서울혁신파크 커뮤니케이션팀  epnews@e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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