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료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살림치과(가칭) 개원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살림의료사협에서는 <내가 꿈꾸는 협동조합 치과>를 주제로 한 번의 열린개원회의 그리고 10여 차례의 작은 개원회의 (동모임, 소모임, 위원회 등)가 열렸습니다. 무려 2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이 꿈꾸기 워크샵에 참여하였고, 여기서 ‘좋았던 치과의 경험’, ‘나빴던 치과의 경험’ 그리고 ‘내가 바라는 치과’ 에 대한 이야기들이 모였습니다.

이 워크샵이 진행되는 동안, 치과를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눈물부터 나던 병아리 시절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워크샵에 참여하면서 ‘이건 이렇게 개선해 볼 수 있겠다’, ‘저건 도저히 해결할 수 없으니, 환자들에게 더 잘 설명 해야겠다’, ‘아!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가!’, ‘저렇게 하면 치과 망하는데... 조합원들에게 미리 설명해 두어야겠다’ 라는 생각들이 폭주하는 기쁘고 감사한 경험을 했습니다. 의료협동조합을 만나고, 지역에서 닮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치과의사의 경험도 늘면서 생긴 변화겠지요.

그럼, 우리가 바라는 치과는 어떤 모습일까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치료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으로 환자의 눈높이를 맞추어 주는 치과’가 가장 많이 나온 바람이었습니다. 이것은 또한 2,3위를 차지한, ‘과잉진료를 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치과’, ‘적절하고 합리적인 치료비’에 대한 욕구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적정진료를 했다하더라도 이것이 환자의 눈높이에서 적절하게 설명되지 않을 경우 신뢰를 잃을 수 있겠지요.

네 번째로 많이 나온 바람은 ‘예방교육과 치료, 사후 관리를 중시하는 치과’였습니다.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잘 알고 계신 훌륭한 의료협동조합 조합원들이기에 가능한 답변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예방관리를 중시하는 치과를 컨셉으로 야심차게 개원했지만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고민하시는 하시는 선배님들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예방 교육을 중시하는 치과, 저 혼자의 힘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협동이 있어야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다섯 번째로는 ‘치료결과가 만족스러웠으면 좋겠다’ 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의사들은 좋은 치료결과를 만드는 것에 명예를 걸고 가장 신경을 쓰다 보니 당연히 환자들도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않아 의료인들이 깊이 생각해 볼 부분인 것 같습니다. 10위를 넘어가는 의견들에는, ‘의료진이 행복한 직장’, ‘폐업을 안 하는 평생주치의’ 라는 내용도 있어서 감사와 부담 사이를 왔다 갔다 하기도 했습니다.

워크샵 결과를 바탕으로 살림치과의 비전를 만들고, 조합원들의 꿈을 담은 이 비전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세 달이 남아있습니다. 열린 개원회의에 오셔서 치과개원에 힘을 보태주시고, 개원한 후에도 치과 운영에 그리고 조합 활동에 참여해 주세요. 더 많이 참여할 수록, 우리가 꿈꾸는 치과에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의료복지에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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