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과 함께 짓는 마을학교 8]

 

일찌감치 저녁밥을 챙겨먹고 어슬렁거리며 학교로 향한다. 골목길에서 만난 아이들이 더러 인사를 건네준다.

“안녕, 인디언?” “안녕하세요?, 인디언 아저씨!” 
인디언도 덩달아 신이 난다.
“그래 안녕~, 근데 어딜 그리 바삐 가니?”
“어? 인디언도 영화 보러 가는 거 아냐?” 
오랫동안 보아 온 아이들은 언제나 뒷말이 짧다.
“먼저 갈게. 인디언, 좋은 자리 잡아야 해!” 
쌩하고 앞질러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총총총... 그림이다.

우리학교의 혁신교육 특성화 중에서도 생태와 환경교육이라는 영역이 중요하게 자리 매김 되어 있으며 많은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생태교육을 통하여 생태감수성을 키워주고 환경교육을 통해 지구를 아끼고 보존하자는 취지를 학부모회에서 이어받아, “우리동네 환경영화제”를 기획하여 4년 동안 제4회를 진행하였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영화라는 문화적 매체를 통해 여가활동에 도움을 주며, 환경이라는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고자 하였다. 물론 이 행사를 통해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늦은 밤에 학교라는 공간에서 함께 보낼 수 있는 행복한 시간도 덤으로 제공되어 가족의 친밀감을 높이고자 의도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함께 관람하는 행사의 특성상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및 배려에 대한 관람문화도 함께 키워주자는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 

학교와 서울환경영화제 사무국의 도움을 받아서 행사팀 소속의 학부모들이 영화를 미리 보고 토론을 기초로 상영 영화를 선정하였다. 환경교육의 적절성과 시의성, 그리고 아이들의 눈높이 등을 고려하여 다양하게 차림표를 만들었다. 이와 같은 영화제 행사를 통해 기존의 학부모 행사와 연계하여 동네와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부모활동으로 제시하고자 논의하게 되었다. 그래서 문화적인 행사를 만들어 아이와 학부모를 포함한 주민들도 함께 볼 수 있는 저녁시간에 영화를 상영하였고, 영화제를 통해 쉽고 즐겁게, 환경을 이해하자는 취지로 기획하게 되었다.

4년 동안 돌아가는 영사기

영사기가 돌아가는 시대는 아니지만, 영사기를 돌리는 마음으로 영화제를 한다. 영화 선정은 서울 환경영화제의 그린아카이브를 통해 후원 받아 상영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였고, 이미 상영된 영화이거나 지나친 상업 영화 등은 원칙에서 배제하기로 하였다. 제1회인 1년차는 3일 간 상영 하였고, 제2~4회는 학부모회 주관으로 어머니들이 영화제팀을 꾸려서, 논의를 거쳐 2일간 상영 하였다. 매회 평균 약 500명의 관람객이 영화제에 참여하여서 4년 동안 누적인원은 4,000명을 훨씬 넘기고 있다.

○ 제1회(2012년)
1일차 : 폐휴대폰 수거작전, 똥이 어디로 갔을까, 위즈, 지구를 살리는 동물이야기, 노란 기 린의 동물이야기(뜻밖의 손님), 밥묵자.
2일차 : 갯벌아 갯벌아, 우산과 미꾸라지, 잠수 헬멧 해리와 지혜의 진주.
3일차 : 그들의 바다, 잊혀진 바다를 찾아서, 노란 기린의 동물이야기(목동의 노래), 자르지 마, 흑구, 춤추는 꼬마 감자. 

○ 제2회(2013년)
1일차 : 세상에서 가장 슬픈 괴물, 부루(Booroo), 엄마 까투리.
2일차: 제동이의 아주 특별한 하루, 소행성 325호, 새 집에 무엇인가가 있어요, 오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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