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본연의 맛을 끌어내기 위한 세 아빠들의 노력

▲아빠맘두부 매장 ⓒ은평시민신문

갈현동 역촌시장 뒤편에 있는 아빠맘두부 세 남자는 더위도 잊은 채 두부만들기에 한창이다. 전날 불린 콩들을 모터 달린 맷돌에 집어넣어 콩물을 만들고 오후 배달 준비로 눈코 뜰 새가 없다. 게다가 두부를 만드는 제조실의 열기와 습도는 한 여름 바깥 더위 그 이상이었다.

“두부는 슬로우 푸드입니다. 하지만 더 빨리, 더 많이, 더 싸게 만들려다 보니 콩 본연의 맛을 완전히 잃어버렸죠” 아빠맘두부 박치득 대표의 말이다.

콩의 맛과 향이 나야 진짜 두부지!

아빠맘두부의 일꾼 차익수 씨는 “두부를 완성시키는 데에는 콩을 불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3시간이 넘게 걸려요. 모터달린 맷돌로 콩을 갈아내는 과정을 제외하면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 되죠” 라고 말한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콩을 물에 불린 후 콩을 갈아서 짜낸 콩 물을 끓인다. 끓인 콩 물을 식힌 후에 응고시키는 간수를 넣어 엉기게 하는데 여기까지 과정의 결과물이 순두부다. 이 순두부에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두부가 완성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두부 대부분은 대량으로 생산된다. 두부는 절대로 빠르게 뚝딱 만들어 낼 수가 없는 식품이지만 더 많이, 더 빨리, 더 싸게 만들어 내기 위해 화학 첨가물도 넣는다. 두부에 콩 말고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콩에 담겨 있는 맛과 향을 잃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빠맘두부는 어떤 화학 첨가물도 넣지 않고 국내에서 가장 좋은 콩을 쓴다고 한다. 콩이 가진 고소함을 유지하면서 수작업으로 두부를 만들어 내는데 그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

콩 물을 끓여내는 방식도 다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두부가 간접방식인데 비해 아빠맘두부는 직화방식을 고집한다. 고기를 비유한다면 직화 방식은 직화 구이가 되는 것이고, 간접방식은 스팀기를 이용하여 물에 뜨거운 물을 분사하여 끓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육과 같다. 고기야 구워먹어도 맛있고 수육을 해먹어도 맛있지만 콩은 좀 다르다. 뜨거운 물을 분사하여 끓이는 간접방식은 콩 물의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화 방식은 막대한 육체노동이 따르는 단점이 있다.

▲두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은평시민신문

안전한 로컬푸드의 중요성

“아빠맘두부는 로컬푸드를 지향합니다. 우리 지역을 기반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두부를 선택한 이유는 두부야말로 우리가 가장 접하기 쉽고 자주 먹는 식품이기 때문이에요.”

옛날에는 동네두부라 하여 리어카를 끌고 다니면서 새벽에 손수 만들어 판매하던 두부가 있었다. 종이 딸랑딸랑 울리면 두부를 사러 나가곤 했었는데 지금은 모두 포장 두부를 사 먹는다. 싸고, 편하고, 유통기한도 길고 보관하기도 편해서 그렇다.

하지만 편리하게 두부를 살 수 있는 대신 우리는 두부의 맛을 잃어버렸다. 싸게 만들기 위해서 값싼 중국산 콩,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 콩을 사용하고 편하게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 스팀방식으로 콩 물을 끓인다. 유통기한을 길게 하려고 포장할 때 물을 넣어서 판매한다. 이 모든 과정이 두부의 맛 즉, 콩의 맛을 잃어버리게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물을 넣어서 포장을 하게 되면 두부에 있는 영양분 또한 물로 빠져나가게 된다.

또한 콩 물을 만들 때 생기는 거품을 빠르게 제거하는 소포제나 끓인 콩 물을 응고시키는 염화나트륨, 두부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경화제를 넣기도 한다. 모두 몸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하고 먹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콩의 맛과 향을 변질시키는 요소임은 틀림없다. 무엇보다도 성장기 아이들에게 이런 화학 첨가물은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은 틀림없다.

아빠맘, 아빠의 마음

아빠의 마음은 사실 음식, 식품에 적용되기는 낯설다. 이 분야에는 오히려 엄마의 마음이 좀 더 익숙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에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왔던 평범한 아빠들이 한데 모여 오로지 콩 본연의 고소함을 살리기 위해 연구를 했다. 그리고 그 어떤 두부보다 고소하고 주민들의 건강식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안전한 두부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아빠의 마음으로 아이들, 소비자와 눈높이를 맞춘 노력의 결과인 셈이다.

또한, 소비자의 눈높이에 다가가기 위한 서비스를 목적으로 아빠맘두부는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짜장면도 배달하고, 치킨도 배달하는데 왜 두부는 안 되는가에서 시작된 생각이었다. 자주 접하는 식품이기에 오히려 배달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배달보다는 직접 사러오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았지만, 지금은 배달을 통해 아빠맘두부를 사먹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한다.

예전에는 아침에 종을 울리며 동네를 돌아다니던 두부장수들의 두부를 사 먹었다. 그 때 그 두부는 전통의 방식으로 힘들게 손수 만들어낸 두부다. 공장에서 찍어낸 포장두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노고가 담긴다. 아빠맘 두보도 그런 두부이다. 예전 동네두부를 만드는 방식으로 세 아빠들이 모여 오직 우리지역에 맛있는 두부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아빠의 마음을 담아 두부를 만든다. 우리는 두부의 맛과 지역을 위하는 세 아빠들의 노고를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왼쪽부터 이은범 씨, 박치득 대표, 차익수 씨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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