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식 시민기자
김삼식 시민기자

‘1박2일’ 프로그램을 보면 참 정다운 시장 풍습이 나온다. 바쁘게 사는 우리의 부모님들과 내 또래 젊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일 장터 시장은 못 가봤지만 가끔 외출할 때면 지나가면서 신기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서 좋아한다. 그 냄새가 바로 우리의 정이 있는 구수한 사람 냄새가 아닐까

지금은 편의점이나 00마트 홈쇼핑들이 많이 생겨 편리하게 물건을 산다. 나도 역시 홈쇼핑과 동네에 있는 마트를 재활원에서 같이 생활하는 지적장애인 형에게 도움을 받아 자주 이용해서 나 혼자 마트를 갔을 때도 힘들지 않게 물건을 사고는 한다. 혼자서 어떻게 물건을 사는지 이해하지 못한 재활원 선생님들도 많다. 우선 내가 말을 못하니까 거기 일하는 직원들이 내 의사를 어떻게 알아듣고 물건을 줄까? 계산은 할까? 의문점이 있는 건 당연하고 처음에 의사를 타인에게 어떻게 알려주지? 방법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공부 가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비장애인하고 해보고 또는 가본다. 그리고 장애인하고도 같이 해보고 가면서 그들은 어떻게 하는 걸까? 모니터링을 한 다음에 나에게 맞는 틀을 만들어 가면서 그 방법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구상을 하다 보면 대충 답 같은 것이 나온다. 내 시장은 동네 마트다. 처음에 자원봉사자하고 갔었고 봉사자들이 없으면 휠체어 탄 형들 곁에 깍두기로 한 두 번씩 갔었다. 그러다가 조금 건방지게 되어서 재활원 선생님에게 무엇 무엇을 사는지를 쪽지를 적어달라고 해서 지적장애인 형에게 도움을 받아 마트를 이용했었다. 점차 그 형도 내 말을 알아가면서 장을 보는 것이 익숙해져 굳이 쪽지를 안 써도 장을 볼 수 있고 더욱 건방지게 되었다.

하도 장을 보러 가니까 거기 직원들도 잘 도와주고 혼자서 가면 주로 사는 게 음료수 계란 등. 그리고 보기와 다르게 애주가다. 그래서 내가 사려고 하는 코너에 서있으면 직원이 물건을 가리키면 내가 고개로 의사를 전달하면 계산대에 올려놓고 지갑까지 찾아 계산하면서 직원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또 술이에요?” “남의 지갑을 함부로 열어보는 게 아닌데...” 이렇게 편한 서비스를 받는다. 구수한 사람 냄새나는 시장은 아니지만 나한테는 정다운 시장 풍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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