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 느려졌던 몸의 속도가 빨라지는데서 오는 고달픔일 수도 있고요. 그러나 한편으로 이런 피로감은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증상이기도 합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대사증후군에 잘 걸리고 치명적인 암의 발병률도 높고 자가면역질환에도 잘 이환된다고 합니다. 소아에서는 성장부진이 나타나기도 하고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이 생기기도 하지요. 우울증에 걸리기도 쉽고요.

문제는 이 비타민D가 식품으로 섭취하기 상당히 힘든 영양분이라는 데 있습니다. 비타민D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고등어나 계란으로도 반찬으로 먹어서는 비타민D 일일권장량을 채우기에 어림없습니다. 일일권장량을 채우려면 고등어나 계란을 주식으로 먹다시피 해야 하는데 그러기는 힘들겠지요.

그렇다면 비타민D는 어떻게 섭취할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비타민D는 햇빛을 잘 쐬기만 해도 몸 안에서 합성됩니다. 문제는 꽤 많은 햇빛을 쬐야 한다는 건데요 하루 20~30분 해변에서 일광욕을 하다시피 햇빛을 쬐야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 긴 겨울철 햇빛을 받지 못해 비타민D 합성이 떨어진 것이 바로 봄철이 되어 영향을 끼치는 겁니다. 그간 만들어놓은 비타민D를 다 쓰고 나니 급격히 피로해지는 것이지요.

건강식품 시장에서는 비타민D가 연일 화제입니다. 예전에 비타민C가 차지했던 위치를 벌써 대체했지요. 저도 구내염이 심한 어르신께 비타민D를 처방하여 구내염을 치료하거나 손발톱이 갈라지고 성장부진이 있는 아이들이나 아토피가 심한 아이들에게 비타민D를 처방하여 효과를 본 적이 있고 저 역시도 비타민D를 곧잘 챙겨먹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타민D 부족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는 분들은 보충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위도가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치명률 높은 암의 발병률이 낮고 우울증에 덜 걸리는 것이 꼭 비타민D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우울증을 햇빛으로 치료한다고 할 때 그 햇빛을 비타민D 약품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닐 겁니다. 햇빛을 쬘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우리의 삶의 방식이 비타민D 결핍증 나아가 햇빛결핍증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인의 70%가 비타민D 부족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하루에 한시간씩 야외에 나가 산책이나 운동을 하며 햇빛바라기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사람들이 얼마나 건강해질까 즐거운 꿈을 꿉니다.
 
추혜인(우리마을 주치의 살림의원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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