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박인호 은평문화원장 사재 1억 출연해 문화 정책 실현 다짐

▲박인호 신임 은평문화원장     © 은평시민신문

사람의 첫인상은 많은 것을 결정짓는다. 만나기도 전에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심어주기도 하고 반대로 기대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번주 목요일 취임식을 갖는 박인호 은평문화원장은 그의 이력만 봤을 때는 ‘문화원’이라는 직함하고는 영 어울리지 않을 듯 했다. 그러나 취임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그는 옆집 할아버지라면 딱 어울릴만한 푸근한 인상이었다.
 
은평구에서 내리 5대째 살고 있는 은평구 토박이 박인호 신임 은평문화원장은 발명가로 이름을 날린 은평구의 주요 기업인이다. 현재 한국물관리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인호 원장을 만났다. 그는 먼저 문화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데서 출발했다.

박인호 원장은 “문화란 사람의 의식을 전환하는 작업이다. 사회를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라며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대폭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화에 대한 인식을 갖고 꿈을 꾸며 그것을 실현하려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구민들의 문화에 대한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금요 특강 형태로 문화 강좌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광천을 중심으로 환경친화적인 문화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그는 먼지가 많은 불광천을 중심으로 수벽을 만들고 은평구를 워킹도로로 둘러싸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박인호 원장은 은평문화원을 통해 은평구민들이 좀 더 다양한 문화 욕구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은평문화원을 맡고 보니 ‘후세에 남을 일을 좀 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은평문화원을 통해 은평구민들이 꿈을 갖고 사는 자존심이 충만한 은평구민 서울시민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미래를 열려면 현재에 사고 있는 우리가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문화가 도시의 부를 상징하게 될 것. 문화를 중시하고 널리 알려내는 작업해야 한다.”

“70년대에 유럽을 처음 방문했을 때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 거리 곳곳이 모두 문화 상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 곳은 도로나 건물 디자인이 같으면 허가를 내지 않는다. 건축물을 문화 상품으로 보고 백년 후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면 흙무더기도 건들이지 않는다. 성베드로 성당의 경우 롯데호텔이 푹 들어갈 정도로 넓은데다 벽 두께가 장장 17미터에 달한다. 몇 천년이 지나도 지구상에 그런 건물을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듯 건축 문화가 발전해야 도시가 발전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천편일률적인 건축 정책으로 인해 도시 지자체마다 특성이 없는 상태로 계속 개발되고 있다. 물론 문화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33년이 지난 지금까지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웃음)”

문화의 한 부분으로 음식도 중요하다. “음식 문화도 중요한 문화 자산이다. 은평구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점주들이 자기 나름대로 특색있는 음식을 장터에 나와 스스로 만들어 홍보도 하고 장을 열 수 있다.” 그는 이와 함께 은평에 산적해 있는 사료를 수집해 지역 문화 행사로 승격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도 구상 중이다. “불광동의 밥할머니처럼 지역 특색을 드러내면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주제도 많다. 밥할머니는 임진왜란 당시 용맹하게 살고 있는 지역을 지킨 할머니로 행주산성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왜군을 막아내는 등 여성운동가로 활약하신 분이다. 이러한 분들의 사료를 수집해서 여성지도사상을 제정할 수도 있다.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성들이나 지역의 여성운동가들에게 수여할 수도 있고 여성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박원장은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 은평문화원 예산이 3천여만원에 불광해 다양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판단 1억원의 사재를 털어 금요 특강 등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다.

올해로 71세가 된  박인호 신임 은평문화원장은 1천여 건이 넘는 발명 특허를 낸 발명가로 한국가로수협회 회장이다. 그는 지난 91년 제 3대 서울시의원을 지냈으며 모계쪽은 9대 부계는 5대가 내리 은평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로 은평에 대한 애착이 깊다.
그는 남은 여생 동안 자신의 발명 특허를 토대로 ‘발명 동산’을 만들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자신이 만들어 놓으면 그의 아들이 손자가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둥지를 틀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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