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은평구를 포함해 몇몇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심의회에서 외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민이 정보공개청구를 했을 때 담당부서에서 비공개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건에 대해 청구한 시민이 이의신청을 할 경우 정보공개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게 심의회입니다. 회의에서는 해당 정보를 공개하는 게 맞다 아니다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하고, 공공기관에서는 공개를 할 수 없다며 읍소하거나 버티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의록을 보면 그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심의회 위원들이 정보공개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행정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지는
정부는 국회의원이 감시를 합니다. 그러면 국회의원은 누가 감시하나요? 의원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정부 예산을 결정하고, 행정부를 감시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감시받지 않습니다. 국회 예산결산도 스스로 책정하고 평가하니 잘못된 예산집행이 문제시되지도 않구요. 법도 스스로 만드니 자신들을 감시하게 될 법은 만들지 않습니다. 물론 평가가 있기는 합니다. 4년에 한 번씩 선거 때가 되면 시민들은 투표로 국회의원들을 평가하니까요.하지만 일상적인 의정활동에서의 감시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수많은 통지 중에 ‘정보부존재’ 라는 것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 기관은 당신이 청구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라는 내용의 답변인거죠. ‘정보부존재’ 통지를 받고 나면 정보공개청구를 했던 사람들은 ‘내가 잘못 청구했나보다’ 라거나 ‘공공기관은 늘 이런 식으로 회피하지’ 라고 낙담(?)을 하거나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도 합니다. 정보부존재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 정보부존재 통지를 할 수 있는지 알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오늘은 정보부존재의 유형과 대처법을 알아보겠습니
‘견고하지만 취약하다(robust-yet fragile, RYF)라는 용어는 예상된 위험이 발생했을 때는 회복력(resilience)을 발휘하지만, 예상치 못한 위협에는 매우 취약한 복잡계(complex systems)를 묘사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공대의 존 도일 교수가 만들어낸 표현입니다.묘목을 가꾸는 양묘장을 상상해보겠습니다. 수목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양묘장은 완벽하게 효율적인 시스템이나 화재와 같은 재앙에 취약합니다. 불이 일단 나면 삽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리죠. 그렇다면 수목 밀도가 매우 낮게 설계된 양묘장은 어떨까요? 화
정보공개로 예산감시운동을 수십년간 하고 있는 이상석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보공개청구 깨나 하고, 예산결산 좀 볼 줄 안다는 사람들에겐 무림의 고수 같은 분이죠. 최근에는 ‘세금도둑 잡아라’ 라는 단체를 만들어 홍준표 특수활동비 유용에 대한 고발인단을 모집하기도 했는데요. 그가 얼마 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자치단체나 자치단체장들이 비리라는 콩을 아스팔트에 뿌리고 다니는 거라면 우리가 하는 일은 쇠젓가락으로 그걸 줍는 거예요.”평생 젓가락질을 해서 삼시세끼 밥을 먹은 우리지만 쇠젓가락으로 바싹 마른 콩을 집는 일은 막상
오늘 그녀는 분홍색 가방에 나뭇가지를 담아 왔습니다. 어제는 붉게 물든 나뭇잎. 지난주엔 도토리였죠. 가방 정리를 하며 이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저의 물음은 허공에 날려버린 채 장난감 서랍장을 뒤지는 그녀. 대답 없는 그녀를 뒤로하고 저는 급하게 날적이를 뒤적입니다. 옷을 사러 가서 이쁜 분홍색 레이스 원피스를 권하는 직원에게 “저희 아이가 매일 산을 타서요.”라며 머쓱한 표정으로 무채색 계열의 레깅스를 고르고 어제 새로 사서 입혀 보낸 오천 원짜리 바지가 나무에 걸려 팬티가 훤히 보이게 구멍이 난 사진을 담임선생님께 문자로 받고는
아들 양말은 엄마가 챙겨주는 거라고?분주한 아침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는데, 아침에는 기상 시간과 상관없이 왜 늘 바쁠까?’라는 생각과 함께 목소리가 높아져가고 있다. “딸~ 얼른 먹자. 아들~ 옷 다 입었니?” “엄마! 양말 꺼내줘!”“어디 있는지 알잖아. 매일 잘 꺼내 신더니 오늘은 왜 그러실까?” “원래 아들 양말은 엄마가 챙겨주는 거래!” 모든 일을 제쳐두고 순식간에 아들 앞에 섰다. “누가 그런 말했어?” 아들은 내 눈치를 살피며 냉큼 서랍장에서 양말을 꺼내 신는다. “엄마가 혼내는 거 아니고 물어보는 거야.”
지난달 은평시민신문이 구청의 언론사 광고비 집행내역을 정보공개청구 했다가 다른 언론사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의 칼럼을 봤습니다. [2017. 11.16. 정보공개청구, 누구를 불편하게 하는가?]은평시민신문이 이런 전화를 받은 이유는 정보공개청구에 있는 ‘제3자 의견청취’ 절차 때문입니다. 은평시민신문의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 내가 청구한 것을 광고를 받은 모든 언론사가 다 알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이렇게 내 청구정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와 상관 없이 전달되다보니 간혹 심각한 문제로 커지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실제 정보공개청구를 하실 때 도움이 될 만한 꿀팁(?)을 드리려고 합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보통의 경우에는 공개여부를 처리하는 공무원이 청구를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거는데요. 전화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이거 왜 청구하셨어요?”“취하 해주세요”많은 정보공개청구 경험을 갖고 계시거나, 전화통화에 내공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모를까, 이렇게 전화가 오면 많은 분들이 긴장을 하게 되는데요. 오늘 제가 알려드릴 것은 ‘청구 후 걸려오는 전화를 대하는 법’입니다. 1. 왜 청구하셨어요?하긴 공무원도 사람이니까, 궁금할거에요.
조산원까지 다니며 유난을 떨며 낳은 첫 아이를 혼자 키울 자신이 없어 시댁에 맡기고 주말에만 깜짝 엄마 노릇을 하다가 두 살 터울인 둘째를 낳아 맡기면서 서울로 데려온 첫째 아이.‘소리나는어린이집’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엄마정도 못 붙인데다 아토피가 있어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세 살 아이를 종일 맡길 곳이 필요했기에 믿을 만한 먹거리와 넓은 마당에 반해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봤더란다. 산으로 놀이터로 꼬질꼬질 다니며 즐거워하는 아이 사진은 육아에 서툰 직장맘의 죄책감을 덜어주었다.선배조합원들의 삶을 보고 배우며 주변에서
건조한 계절이 다가옵니다.피부도 건조해져서 가렵고 민감해져 피부가 속칭 뒤집어지기도 합니다. 피부는 우리 몸을 외부의 자극에서 막는 일차 방어막으로 세균과 바이러스, 오염을 막아주는 든든한 장벽입니다. 상처는 일차 보호 장벽이 무너진 셈이어서 잘 소독하고 밴드를 붙여 감염을 막아줍니다. 피부장벽은 수분과 지질이 균형을 이루는데 외부환경이 혹독하면 벽돌담 무너지듯 잘 손상을 받겠지요. 건조한 피부의 요인은 자연함습인자(NMF)의 이상이 있는 경우, 또는 피부 수분 증발을 막고 표피투과장벽 역할도 하는 각질층의 지질이 부족하거나 각질층
"참 미친놈... 별놈 다 보겠네?" "나는 모른다고 했잖아!"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모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안의원은 왜 기자에게 이런 막말을 내뱉은 걸까요? 안상수 의원은 2년 전, 정책보고서 한 권을 발간했습니다. 그런데 이 자료는 정부기관의 보도자료와 연구용역자료를 베껴서 만든 것이었습니다. 엄연한 표절이고, 범법입니다. 뿐만 아니라 안의원은 굳이 짜깁기한 보고서를 내는 발간비로 890만원을 국회에 청구해서 받았습니다. 도덕적으로도 문제이지만, 혈세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이런 일이 안상수 의원 같은
기회가 왔다. 내가 듣고 싶은 강의를 등록하여 3개월 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강의를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 와중에 한 달에 한번 책모임도 나가며 아이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회의도 참석한다. 부모 교육도 듣고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으며 간간히 상담공부도 하고 실습도 한다. 집안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남편도 내조하는 나는 그냥 주부다. 어느 날 우연히 청소하다 읽기 시작한 5년 전 육아일기장이다 .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의미 없어 울어 본적 있는가?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싶은... 나
김구, 안창호, 한용운, 안중근, 함석헌, 류영모, 김교신…. 이들이 갖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름만 들어도 민족지도자이자 독립운동에 헌신했음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통분모는 교단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친 이 땅의 ‘교사’였다는 사실이다. 백범 김구는 동산평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20여명의 아이들을 교단에서 직접 가르쳤다. 양산초등학교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안창호는 남녀공학이던 점진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지·덕·체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을 목표로 삼았고 친히 점진학교 교가를
생리대 문제가 터졌습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다수 생리대에서 생식독성, 발암물질 등이 검출되었는데요. 생리대파동이 있기 전까지 소위 대안생리대를 사용하지 않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수 십년을 독성이 내 몸에 들어오는 것도 ‘모른 채’ 사용해왔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근 한 달 사이에만 살충제 계란과 발암물질 요가매트도 드러났습니다. 시기를 넓히면 이런 사례들은 지면을 빼곡히 채울 정도로 많을지도 모릅니다.생리를 곧 앞두고 이 뉴스를 보고 나니 답답함을 넘어서 참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1년에도 몇 차
내 인생의 책은 ‘자꾸 바뀐다’. 읽고 너무 설레어 몇 번씩 읽고 하다가도 더 설레는 책이 꼭 나타난다. 학교 다닐 때 술자리에서 몰래 빠져 나와 화장실에서 숨어 읽던 『태백산맥』이 그랬고 영어 학원 간다고 한 시간 일찍 나와 수강 시간 전까지 손에서 놓지 못했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그랬다. 새벽에 아이가 깰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만났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도.지금은 왜 그랬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때 안 보면 영 못 볼 것처럼 쥐고 놓지 못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지고 다시 읽지도 않았다. 내 인생
잠시 머물던 대방동 산 아래 집을 나서는데 마당에 활짝 핀 연꽃이 나를 사로잡는다. ‘삶은 고단한데 세상은 이리도 아름답구나.’ 잠시 멈춰 숨 한 번 깊게 쉬고 들고 있던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는다. 가슴 속에 연등 하나만 남기고 천천히 대문을 나선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식용 GMO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시중에서 GMO가 들어갔다고 적혀있는 제품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생산·유통 과정 중 비의도적 혼입을 고려하여 유전자변형 생물체가 3% 이하로 혼입된 경우에는 표시 의무를 면제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특정 농산물을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으로 표시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GMO의 위험성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규제하는 협약도 만들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마땅한 규제조치도, 정보공개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GMO 수입업체에 대
▲사진 = 최영교한바탕 온 천지를 부셔대는 바람이 지나간 후 텅 빈 의자 하나 남아있다.가난에 쫓기어 달려온 세월. 돌보지 못했던 우리의 마음들.이젠 숨을 고르고 주변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사진방에 은근슬쩍 들어와 자리잡은 길냥이들과 함께 녹번역에서 반짝반짝사진방을 운영하고 있다.
은평구 불광동에 사는 저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24시간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DC에 사는 톰과 제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정보공개법에서는 정보공개청구의 권리를 '국민'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공장에 다니는 이주노동자는 노동청 등을 상대로 정보를 요구할 수 있지만, 강제퇴거 당해 본국으로 돌아간 이주노동자는 본인이 쫓겨난 이유를 알기 위해 한국정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정보공개법에서는 외국인의 경우 “국내에 일정한 주소